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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른의 피리를 부는 사람은 누구인가
저자/역자
박민규
출판사명
예담 2009
출판년도
2009
독서시작일
2020년 12월 24일
독서종료일
2020년 12월 24일
서평작성자
정*빈

Contents

하멜른의 피리를 부는 사람은 누구인가

    

사람들은 잘생기고 예쁜 사람과 못생긴 사람의 로맨스를 볼 때 현실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우스갯소리로 장르를 판타지에 비유하고는 한다. 그리고 내가 이야기할 책이 바로 책 속에는 있고 현실에는 없는 내용을 다룬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이다. 나는 이 책을 보이지 않는 피리의 소리만을 따라가는 어떤 이들에게,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소개하고 싶다. 그들은 자신의 어떤 면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할 자격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고 느끼기에.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는 세 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한다. 놀랄 만큼 못생긴 외모를 가진 여자와 잘생긴 남자 그리고 요한. 못생겼기 때문에 스스로를 사랑할 수 없는 여자와 그런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그리고 요한, 스스로가 너무 못생겼다는 그녀의 말에 그저 알아요하고 대답하는 남자와 요한.


그렇다면 여자는 정말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사랑할 자격조차 부여되지 않았던 걸까
? 이미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상처받고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로 낙인이 찍혔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관해서는 책을 통해 알게된 바가 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아름다움을 위험한 사회에 총기처럼 소비하면서 그것을 지니지 못한 누군가에게 행해지는 폭력을 침묵으로 긍정하는 곳에 살고있기 때문은 아닐까하는..

그렇다면 모두가 따르는 그 아름다움의 기준은 도대체 누가 정한 것이며 누가 그것을 따르기로 결정한 것일까. 사람들은 왜 바닷가에서 튀어 올라 금방 사라질 폭죽같은 아름다움에 열광하며 그것을 지닌 사람들을 절대적인 우위에 설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는 걸까. 손바닥으로 달을 가릴 수 있다 착각하듯 우리는 그들의 외면이 곧 그 사람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은 아닐까.


자본주의의 바퀴는 부끄러움이고, 자본주의의 동력은 부러움이었다.’

우리는 왜 그 소수를 위해 희생하면서 부러워하고, 부러워지는 만큼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걸까.


부러워할수록 부끄럽게 만드는 것은 누구이며, 보이지 않는 선두에서 하멜른의 피리를 부는 것은 도대체 누구인가.’

도대체 우리는 왜.


인간의 외면은 손바닥만큼 작은 것인데, 왜 모든 인간은 코끼리를 마주한 듯 그 부분을 더듬고 또 더듬는 걸까?’

.


삶의 주인공은 자기 자신이라는 진부한 말이 세상에 존재하지만 왜 모두는 그 진부한 말처럼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지 못하는가
.


이 책은 우리에게 계속 질문을 던진다
. 누구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수만이 아닌 소수 또한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누군가가 세운 기준에 따라 생각하고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기준이 되어 부끄러워하지 않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 나는 누군가를 그저 바라만 봐야하는 존재도, 그저 따라야해야하는 존재도 아닌 그저, ‘라는 것을 깨닫기 하기 위해.


사람들이 태어날 때는 딱 하나
, 외모만을 가지고 태어나는지 몰라도 살아가면서는 필연적으로 많은 것을 얻는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무수히 많이 얻은 것들이 처음으로 가진 것을 집어 삼킬 날이 온다. 더 가다듬어지고, 나은 어떤 것이 태초의 나를 집어 삼켜 비로소 온전한 가 되는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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