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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저자/역자
이충렬,
출판사명
유리창 2013
출판년도
2013
독서시작일
2020년 12월 21일
독서종료일
2020년 12월 21일
서평작성자
최*영

Contents

수화 김환기는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 끝없는 연구와 고뇌를 반복했다. 또한 김환기는 ‘조선적인 것’, 민족의 정서를 화폭에 담고자 하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족의 정서가 무엇인지, 무엇이 조선인지 알아야 했기에 수화는 금강산에 올라 그림을 그리기도 하였다. 
수화의 이러한 고민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결부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세상의 본질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던 수화의 고뇌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자아에 대한 깊은 탐구를 하는 인간이라면 한번쯤 해봤을 질문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뿌리는 무엇인가, 나의 민족이란, 나의 민족의 역사는 무엇인가… 
수화는 무수한 질문의 끝에서 민족의 정서와 당면했다. 그는 산을 그렸다. 또 백자와 달과 학을 그렸다. 고향 안좌도를 그렸다. 그리운 이들을 기억하며 점을 찍었다.
그리하여 수화는 민족적 정서가 곧 세계적 정서라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게 되었다. 가장 수화다운, 수화만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한 그는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본인만의 고유하고 고고한 그림을 그렸다.
이 책을 읽다보면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던 백범 김구선생의 말씀이 떠오른다. K-pop의 위상이 커짐에 따라 한국은 문화강국의 반열에 올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미술계는 어떠한가. 글쎄, 한국미술을 주류문화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김환기라는 인물에 대해 이토록 무지했던 필자만 보아도 명백히 드러난다. 피카소의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이들이 유영국, 변월룡, 박래현의 이름을 모르고 있다는 것에 애통할 뿐이다.  
우리는 문화인들이 설 곳을 마련해주어야한다. 거창할 것은 없다. 우리는 그저 한국미술계에서 눈을 떼지 않으면 된다. 그리고 아무리 낯선 장르의 것이어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의 무지를 인지하고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
모던보이와 모던걸의 거실에 어울릴만한 그림을 그리지 않아 민족에게 인정 받지 못하고 궁핍한 삶을 살았던 제 2의 김환기가 나오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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