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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살아갈 용기
저자/역자
백온유,
출판사명
창비 2020
출판년도
2020
독서시작일
2020년 12월 18일
독서종료일
2020년 12월 18일
서평작성자
유*진

Contents

 화재 속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행운의 아이. ‘유원’은 한자 원할 원(願), 영어 want로 두 의미 모두 무엇인가를 간절히 바란다는 의미를 가진다. 많은 사람은 유원이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하지만 정작 본인은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다.

 나로 인해 희생된 사람들. 그들을 위해서라면 슬픔을 자각하는 것조차 무의미한 시간일 뿐, 씩씩하고 밝은 모습만 보여야 한다.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18년을 살아온 한 아이의 인생. 그런데 자신을 구해준 희생자가 출세를 위한 목적이었다는 사실을 알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껏 버틸 수 있었던 힘이 나의 착각이었다면.

 우리는 불의의 사건·사고 희생자들에게는 관대한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생전에 아무리 이기적이고, 미웠던 사람이라도 말이다. 죽으면 그간의 죄가 사라지기라도 하는 걸까? 정말이지 모순적이지 않은가. 한국 사회에서 희생자와 생존자를 어떻게 대하는지 궁금하다면 주인공 유원의 삶을 엿보는 것을 추천한다.

  뉴스에서 극적으로 살아난 아이들에게 필수로 따라오는 말이 있다. ‘평생 운을 다 썼네’ ‘열심히 살아서 큰 사람이 되렴’ ‘ 두 배로 행복하게 살아라’ ··· 한 번은 들어봤거나, 한 번쯤은 내뱉지 않았을까.

 적당히 행복하기도 힘든데 어떻게 두 배나 행복하게 살고, 얼마나 큰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걸까? ‘평범한 사람’ 이었다면 더 나태하게 살아도 용서받을 텐데 한 사건으로 인해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버린 유원에게만큼은 나태한 삶이 허용될 수 없었다. 우리의 위로와 격려가 그 아이에게는 죄책감과 중압감으로 다가왔을 테니까.

 각자 모순의 굴레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표현한 소설. 우리 모두는 사회가, 누군가가 규정지은 틀 밖으로 나올 용기가 있다. 조심스럽지 않아도 된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유원과 이 글을 읽는 모두에게 말하고 싶다. 누구에게나 짓눌린 무게를 덜어낼 힘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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