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 이 도서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제목에 비해 귀여운 표지라 무슨 이야기를 하고싶은걸까 궁금해 샀다가 이제서야 읽었다. 쉬운 생각에 비해 내용은 꽤나 무거웠다.
스스로를 평등을 지향하고 차별하지 않는 선량한 인간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차별하지 않는다고 ‘믿는’것일뿐임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딱 나같은 사람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차별을 견뎌야했던 내 24년의 인생이 가장 불행하다고 믿었다. 그럼에도 나는 꽤나 관대하고 소수자를 이해하고 관용을 아는 사람이라 자신했다.이 책 덕분에 나 역시 차별주의자임을 실감했다. 조금 날세우자면 나의 자만은 위선이다. 그래서 더욱 선량하고 악한 차별이다. 더욱 쉽게 비수를 꽃고 편협적인 사고를 강화한다.
노키즈존을 다룬 챕터를 읽는데 가장 많이 시간을 썼다.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아직 가슴속으로는 차별을 걷어내질 못했다.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더욱 많은 기록을 했고 곱씹었다. 아이들의 행동이나 높은음의 소리는 당연한데, 나는 자꾸만 아이들이 비정상의 모습을 갖추기를 바란다. 충분히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음에도 선뜻 그러지를 못한다.
트랜스젠더 이슈에서도 아직 관용은 어렵다. 그들의 생각을 존중 할 준비가 아직 부족하다. 젠더프리 화장실 역시.
차별은 참 어렵고 뇌리 깊숙히 뿌리박혀있어 뿌리뽑기가 쉽기 않다. 차별을 다룬 도서를 가능한 많이 읽으려 노력하고 있다. 아마 평생을 노력해도 난 누군가에겐 차별주의자겠지만, 적어도 안주한 인간 보다는 노력하는 인간이 쓸모있지 않을까?
꼭 기억하고 싶은 세 문장이 있다.
1.(노키즈존을 언급하며) 왜 어떤 집단은 특별히 잘못이 없어도 거부되는데, 어떤 집단은 개별적으로만 문제 삼고 집단으로는 문제 삼지 않을까?
2.공공의 장소에서 보이지 않는 성 소수자에게 축제, 커밍아웃은 보이는 존재로서 평등한 세계에 입장하고 민주적 토론에 참여하기 위해 낙인 찍힌 사적 기표를 공공의 장에 노출하는 행위이다.
3.(장애인 휠체어 시위를 언급하며)다수의 불관용 때문에 소수자가 효과적 소통 통로를 찾지 못하고 시민 불복종에 기대게 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