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그 해 겨울은 유독 추웠다. 도망치듯 입대한 군대에서조차 나는 방황하고있었다.
그저 허송세월을 보내다 계절이 바뀌고 해가 길어질 때즘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그냥 무작정 책을 읽곤했다.
부대에 있던 책을 다 읽고 가장 처음 산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모모는 다른 고래들과는 달리 사랑, 먹이, 힘과 같은 것에는 큰 관심이 없는 고래다. 그렇게 의미없는 삶을 보내던 모모는 다른 고래 바이야와 싸움을 하게되고, 마지막 순간에 바이야의 공격을 피하지도, 받아치치도 않고 죽음이 두렵지 않은 것 처럼 허공을 응시한다.
그런 모모에게 흥미를 느낀 바이야는 고래에게 미지의 영역인 강을 향해 모모와 함께 긴 여정을 떠난다.
강 하구에 도착해서 큰 꿈을가지고 기대에 찬 바이야와는 달리 모모는 한 번도 본적 없는 광경에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됐어 그럼 나 혼자 간다”
”우리는 이런 곳에 들어가본 경험이 없잖아”
”처음으로 역류에 성공해서 이 늪지를 발견한 고래가 우린데 어떻게 경험이 있을 수 있겠냐? 너는 싸우는 것도 싫어하고 사는것도 재미 없다고 하고 그래서 내가 여기까지 데려왔더니 또 무서워서 가기 싫어? 대체 네가 원하는게 뭐야?”
”역류에 성공한 건 네가 용기 있다는 증거는 되지만 네가 꼭 옳다는 말은 아니야”
”틀려도 상관없어. 해볼만한 모험이었으니까.”
바이야와 모모는 역류에 성공하지만 강에서 빠져나와 다시 바다로 돌아왔고 두 고래는 다시 늙은 후 재회한다.
하지만 바이야는 예전처럼 꿈 많고 활발한 고래가 아니었다. 강바닥의 풀과 햇살을 그리워 하면서도 새로운 도전인 열대해역으로의 모험은 늙은 몸 때문이 아닌 불확실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며 결국 익숙한 장소인 강어귀에서 최후를 맞았고, 바이야의 죽음 이후 모모는 바이야와 나눈 대화를 생각하며 자신이 평생 몸담았던 바다가 아닌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인 강바닥의 늪지에서 최후를 맞는다.
아직도 한달에 한번씩은 이 책을 읽는다.
아직도 나는 군대로 도망치기 전처럼 새로운 것이 두렵고, 내가 하는 일이 맞나 싶기도 하고, 실패에 아파하며 가슴을 졸이니까, 어쩌면 나는 아직도 방황하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결국은 강을 거르슬 것이다. 알고 있는 것은 죽은것이고, 살아있는 것이 미지의 것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