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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불평등에 맞서다 서평
저자/역자
출판사명
출판년도
독서시작일
2020년 12월 18일
독서종료일
2020년 12월 18일
서평작성자
성*은

Contents

2019년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과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은 기생충이 주인공이었다. 기생충이 유머러스하게, 한편으로 그로테스크하게 표현하고자 한 ‘불평등과 양극화’라는 메시지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기생충은 불평등이 심화된 자본주의의 슬픈 자화상이었기 때문이다. 현대 자본주의는 어떤 과정에서 이러한 불평등을 낳게 되었을까?

많은 경제학자들은 지금과 같은 불평등은 신자유주의가 대두된 이후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오일쇼크 이후에 주류 경제학이 된 신자유주의의 관심사는 평균소득의 증가였고 늘어난 소득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분배되는가에 관하여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왜냐하면 전체 파이의 크기가 계속 커지도록 하는 ‘효율성’과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조각의 크기인 ‘형평성’은 ‘상충관계(trade off)’라 보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재분배보다는 성장을 통해 파이의 크기만 키우면 낙수효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 믿었다. 이러한 주장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기관이 IMF였다.

그러나 이제는 IMF가 이 책을 통해 자신들이 틀렸다고 말한다. 불평등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 커지면 지대 추구를 자극하고, 가난한 사람에게서는 건강과 인적 자본을 축적할 역량을 빼앗아 버려 불평등이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히려 재분배를 통한 불평등 완화가 극단적이지만 않으면 오히려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책에서는 이 주장에 대한 근거를 계량화된 객관적 수치를 통해 논증하고 마지막에는 포용적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정책의 설계를 제안한다. 구체적으로 ㉠노동자들의 위기 내성을 높이기 위한 직업 훈련과 고용서비스 강화, ㉡포용적 금융의 보장을
위한 금융 접근성 확대와 국제적 자본 이동의 적절한 규제, ㉢사전분배와 재분배를 아우르는 분배정책을 들고 있다.

이 책은 코로나19로 인해 혼란스러운 지금의 상황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 본다. 코로나19로 인해 불평등의 정도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사람은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 없어 코로나19로 사망위험이 커진다. 그리고 고용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이 더 큰 타격을 입는다. 실제로 빈부격차가 심한 국가들―미국(0.41), 브라질(0.53), 멕시코(0.45) 등―이 유달리 많은 피해를 입은 것을 보면 취약계층이 더 많은 타격을 입는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러한 현상을 통해 학자들은 코로나19 시대 이후에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본다. 불평등의 심화로 나아가고 있는 지금, 각 국가의 정부와 경제학자들은 어떤 길을 가야 한다고 말해야 할까. 이 책이 내용처럼 불평등 심화를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을 도모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상충이라는 개념 아래에서 주목받지 못한 불평등이라는 문제는 더이상 인권과 도덕 차원에서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불평등은 경제학의 측면에서도 해결해야 할 큰 과제이며 불평등 해결에 관한 경제학은 새로운 모델이자 경제정책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기생충의 기택(송광호 역)이 부잣집 주인을 죽이고도 그 집에서 기생할 수밖에 없는, 그런 사회가 되지 않길 바란다. 앨프레드 마셜이 말한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따뜻한 경제학을 이 책을 통해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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