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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영혼에 심지를 옮겼다면, 그저 그런 멜로가 되었을지도
저자/역자
Sagan, Françoise ,
출판사명
민음사 2008
출판년도
2008
독서시작일
2020년 12월 18일
독서종료일
2020년 12월 18일
서평작성자
유*연

Contents

긴 소설은 아니라 브람스 콘체르토 1악장 2악장 정도 들으면 끝나는 분량이다. 중반부부터는 신기할 정도로 콘체르토 2악장과 맞아 떨어진다. 그 때부터 콘체르토와 함께 가는 것도 좋다. 그 중반부가 어딘지는 읽다보면 자연스레 알게 될 것.
 
우선 잔잔한 소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강의 책은 처음 읽어 본 사람으로써 문체가 차분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단정하지 못하고 툭툭 던진다는게 아니라, 문장마다 폴의 불안한 감정이 묻어나서 읽으며 여유를 가질 틈이 없었다.
 
폴이 어린 영혼에 집착의 심지를 옮겼다면 그저 그런 멜로가 되었을지도, 하지만 폴의 심지는 다시 활활 타오를만큼 많이 남아있지 못했다.
폴은 옆테이블의 비난, 친구들의 수군거림, 자신을 향한 로제의 갈망 보다 서른 아홉인 자신을 가장 무서워 했으니까.
 
누군가는 이 책을 타인에게 추천하고, 누군가는 자신에게 이 책의 마지막 장은 영원히 없다고 말한다. 
‘나는 폴이 되지 않으리’라고 다짐하는 스물 한살의 밤은 십구년 뒤의 쓸쓸함이 내려앉은 그 밤을 아직 모른다,
스물 한살은 폴을 돌아가게 만들었던 그 밤을 아직 몰라야만 한다.
 
2020.12. xx
스물두살이 끝나가는 지금까지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내 책상 한켠에 올려져있다. 아마 내 인생에서 꼽을 정도로 가장 자주, 많이 읽었고 좋아하는 책이다. 
간단한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나이와 사회적 시선, 그리고 사랑을 ‘폴’이라는 여성을 통해 꿰뚫어 본다.
 
위에서 말했듯이 어린 영혼에 심지를 붙였다면 그저 그런 멜로였겠지만, 폴이 선택한 것은 파격적이면서도 자기 파괴적인 면모가 가득하다. 하지만 그게 현실에서 가장 많이 선택하는 선택지일 것이다. 아프지만 기존의 편안함을 잃지못하는, 어쩌면 모순적이고 당연한 선택지인 것이다. 
 
스물두살의 밤은 그저 폴이 행복하기를 바라며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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