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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화 되어가는 인정
저자/역자
노명우,
출판사명
사계절 2013
출판년도
2013
독서시작일
2020년 12월 16일
독서종료일
2020년 12월 16일
서평작성자
이*림

Contents

 

인정투쟁의 촉발 요인이 자기 존엄에 대한 부정이기에, 인정투쟁은 제로섬게임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무시를 통해 부정당했던 자기 존중을 되찾는 과정이다.”

투쟁이 일어나는 이유는 단순히 물리적 피해를 입어서가 아니다. 모욕과 멸시, 무시로 인해 투쟁이 일어나기도 하고 때로는 관심조차 주지 않는, 무관심으로 인해 투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여기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투쟁·갈등·시위를 떠올리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해낸다. 이는 언론이 부정적인 면을 반복해서 노출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익을 위한 부정적인, 공격적인 이미지로 세뇌된다.

 

하지만, 투쟁은 나쁜 것,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평화를 위한 투쟁. 투쟁을 하는 이유를 물어본다면 노명우의 세상물정의 사회학 인정받고 싶은 당신의 도입부에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평화를 위해 투쟁을 한다. 인간은 자기존엄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타인으로부터 인정을 얻고 그를 통해 자긍심을 얻게 된다. 하지만 무시에 의해 자긍심이 훼손되었을 때는 투쟁을 한다. 이것은 끊임없는 인정투쟁의 과정이다. 이것이 진정한 투쟁이고, 긍정적인 투쟁이다.

 

그런데 왜 자긍심이 훼손 되었을 때 투쟁을 할까? 인정과 자긍심을 얻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모든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다.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하며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고 그러한 교류를 하다보면 얻는 것이 인정이다. ‘인정받다라는 것은 사전적 의미로 확실히 그렇다고 여김을 받다라는 말이다. 우리는 동물이 아니다. 사고하는 인간이다. 인간은 신체적 고통, 정신적 고통 그 어떠한 것들에도 반응한다. 이 사회에서는 인정을 받음으로서 얻게 되는 물질적, 정신적 지위가 있다. 그러다보니 자긍심을 얻게 되고 개인의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이 과정과는 다르게 무시를 당한다는 것은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긍심이 훼손되는 길로 빠지는 것이며 지위나 명분 등이 생기지 못하고 오히려 모욕감이 든다. 모욕은 자기 존엄을 추구하는 개인에 대한 일종의 관념적 살인이다. 이 자기존엄이 살인 당하는 것을 스스로가 빠져나가도록 하기 위해, 굴욕에서 벗어나기 위해, 투쟁을 하고 이 투쟁을 함으로서 훼손된 자기존엄을 획득하게 된다.

 

속류화된 인정투쟁이 벌어지는 전쟁터에선 아부의 능력과 인정 여부가 정확히 일치한다.”

속류화라는 말은 사전적 의미는 없지만 말의 뜻을 그대로 풀어보면 세상적으로 흘러간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현대 사회의 사람들은 인정받기 위해 물질적인 인정을 이용하고 있다. 페라리 자동차, 에르메스 가방, 로마네 콩티 와인, 루왁커피, 샥스핀이 들어간 요리 등 최고급, 최상급 물질들을 이용하여 자신을 인정받으려고 하는, 그리고 인정을 해주는 이상한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

 

평화를 위해 만들어진 투쟁, 인정을 얻고 평화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점점 자신들의 권력, 지위, 이익만을 위해 물질적, 세속적인 인정을 얻으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이 안타깝다. 변해가는 모습을 다시 바로 잡아 사회의 성숙도에 기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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