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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박상륭,
출판사명
文學과 知性社 1986
출판년도
1986
독서시작일
2020년 11월 09일
독서종료일
2020년 11월 09일
서평작성자
이*민

Contents

신과 인간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러한 물음에 나는 생명을 창조할 수 있다면 신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유에서 유가 만들어지는 잉태가 아닌 무에서 유가 만들어내는 창조 혹은 어떠한 것에서 전혀 다른 것을 만들어내는 재창조를 말하는 것이다. 지금은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유전자 복제 동물을 만들어내며 인간이 신의 경지에 올랐다. (유전자 복제 기술도 유에서 유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이야기 안해줘도 된다. 나는 문과다.) 그리고 현대의 유전자 복제 기술에 버금가는 것이 바로 “연금술” 이었다고 생각한다. 연금술의 최고 경지 중 하나인 “호문쿨루스”를 만드는 것은 인간이 신의 자리에 올랐다고 봐도 될 것이다.

우리나라 문학에도 이러한 경지에 오른 연금술사가 존재한다. “박상륭”. 그는 기존의 신화를 재창조해서 전혀 다른 본인의 신화를 만들었다. 그의 세계를 입문하는 책으로 소설집 <열명길>을 많이 추천하여 직접 읽어보았다. 역시는 역시다. 온전한 이해는 절대 못 했을 것이다. 비유 속의 비유와 끊김없는 문장 그리고 온갖 신화와 종교에서 차용한 이야기들은 소설을 이해하는 것에 많은 지장을 주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의 소설 특유의 기괴함과 강렬함에서 벗어나질 못 했다.

이러한 박상륭 소설의 구심점은 “존재” 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집에 수록된 <2월 30일>, <시인일가네 겨울>, <열명길>, <뙤약볕>, <7일과 꿰미>에서 이러한 모습을 많이 보았다.

존재로”서” 고통받고 존재로”써” 고통받는다. 존재하기 위해서 우리는 고통을 받아야하고 존재되기 위해서 우리는 고통을 받아야 한다. 이러나 저러나 존재는 고통이다. 옷을 벗으면 몸이 나온다. 그리고 몸을 벗으면 영(靈)만이 남는다. 이 영이 사후사계로 가서 영원히 산다는 것이 기독교라면 몸을 벗은 영이 해탈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새로운 몸을 입어가며 생사를 반복하는 것이 불교이다.

우선 기독교의 관점에서 볼 때, 그의 소설에선 거의 구도자의 모습을 띈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구도자는 한 명이 아니다. 누군가 대를 잇거나 전승을 하는 등 전해져 내려오는 형식이라고 볼 수 있다. 존재가 있기에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기에 전승은 그 의미를 지닌다. 예수에게 십자가에서의 예견된 죽음이 있었던 것처럼 대부분의 구도자적 인물들은 죽고 예수가 부활을 한 것처럼 형식을 달리한 상태로 이 구도자적 인물들은 다시 등장한다. 박상륭은 이런 기독교적 부활을 통해 혼란스러운 시대, 장소를 극복하기 위한 종교적 영웅인 메시아의 탄생을 보여주었다.

이번엔 불교적 관점에서 바라보겠다. 불교에서 존재의 마지막은 해탈이다. 속세의 번뇌와 속박을 벗어나서 해탈한 불생불멸의 경지, 부처의 경지가 바로 열반이고 해탈이다. 그렇기에 등장인물들의 죽음은 해탈이 아닌 윤회인 것이다. 무언가를 깨달았다 하기엔 갑작스럽고 불완전한 죽음들. 가챠 게임에서 ‘리세마라’ 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더 좋고 귀한 캐릭터를 얻기 위해 기존의 계정을 날리고 새로 시작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다. 인생을 리세마라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살이다. 물론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자살을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윤회적 관점에서 바라볼 때, 등장인물들은 다음 생은 더 좋은 삶을, 더 평화로운 삶은 원했을 것이다. 근데 그들의 후계자로 나온 인물들의 생 어떠한가? 비극적이고 비참하다. 고리를 끊지 않는 한 우리는 계속해서 비극적일 뿐이다.

독후감을 적으면서 또 다시 느꼈는데.. 정말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다. 특히 <유리장>. 이 중편은 진짜 보다가 때려쳤다. 흐름의 파괴, 형식의 파괴, 소설에 대한 관념의 파괴 라는 말로 <유리장>을 설명할 수 있을까? 불행 중 다행으론 다른 소설집 <아겔다마>와 장편소설 <죽음의 한 연구>는 <유리장>보다는 훨씬 쉽게 읽을 수 있다고 한다.

독후감을 용두사미로 끝내고 싶다. <열명길>을 읽고 든 생각은 위에 헛소리들을 다 각설하고 사실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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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존재 자체도 고통이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고통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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