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의 배경인 ‘무진‘이 다시 등장했다. 어른이 되어 “무진“으로 돌아온 그녀는 종교아래의 백신부와 어린시절 한 때친구였던 “이해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된다. 백신부와 이해리는 종교를 내세우고, 장애인을 돕는다는 선의를 내세우면서 돈을 받고, 무료 봉침시술로 돈을 받고, 자신의 상황을 이용해 성추행이라는 누명을 씌워 합의금을 받는등 다양한 방법으로 돈을 받는다. 돈만 갈취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리기도 하고,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자신들의개인 이익을 위해 온갖 추악한 짓을 벌이는 것을 보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기도 했고, 그 둘이 버린 짓이라기에는 너무 눈감아주는 사람도 많았다. 이 책은 작가가 실제로 취재했던 사건을 모티브로 했는데 ‘도가니‘ 이후로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똑같은 것 같아서 참 답답했다. 겉으로는 종교를 위해, 장애인을 위해,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희생하는 것처럼 하고, 뒤로는 인간 이하의 짓을 하면서 사람들의 희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소름돋고 기가막힌다. 모티브가 된 전주 봉침사건도 대박이지만, 최근에 n번방 사건 때문인지 책 내용 자체가 그렇게 충격적이진 않았다. 소설이지만 현실에서 이미 벌어졌고, 여전히 벌어지고 있기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도움이필요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범죄자야 말 할 것도 없고, 그것을 그냥 묵인해주는 우리들의 모습도 참 많이 씁쓸했다. 사회적 메시지는 충분했지만 소설로서의 매력은 좀 아쉬웠다. 현실에선 불가능하더라도 소설속에서나마 큰 벌을 준다던지, 사이다같은 시원한 결말이였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