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절에 가면 부처님께 절이라도 한번 해보구려.” “내가 미치기 전에야 돌덩이, 쇳덩이 앞에 엎어져 빌겠어. 그런다고 소원성취 되는 것도 아닌데.” “절이라는 것이 소원성취 해달라고 비는 것인 줄 아세요.” “그러면, 망하게 해달라고 빈담?” “글런 게 아녜요.” “그러면 뭐야.” “절이란 돌덩이, 쇳덩이 앞에서도 무릎을 꿇을 수 있다는 자기 겸손을 보여주는 것이에요.”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中 _문경 봉암사, 절이란 마음을 내리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