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읽은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향수와 관련지을 수 있다. 향수의 사전적 의미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나 시름’이다. 사전적 의미에서 향수를 바라보면 이러한 감정은 과거에 비해 많이 옅어졌다. 그 이유는 대중교통의 발달로 시간을 내고 마음만 먹는다면 어디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옛 시절에 대한 향수를 가지기도 한다. 공간적인 측면의 향수는 직접 해소가 될 수 있으나, 시간적인 측면의 향수는 타임머신이 발명되지 않는다면 직접적으로 해소될 수가 없다. 따라서 책의 저자 사이먼 레이놀즈는 우리는 그 시절의 대중문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러한 향수를 해소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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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선 음악, 패션, 그리고 다른 매체까지 설명하여 그 범위가 너무 방대했고 필자는 이 모든 것을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필자는 ‘음악’의 측면에서 일어난 레트로만 주로 다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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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또래인 사람들은 아마 그 대부분이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길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알고 지내는 지인들의 수도 점점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주변에 새로운 인물들이 늘어나도 우리는 가족이나 어린 시절 많은 추억을 함께 쌓은 친구를 우선적으로 생각할거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저자는 아무리 아는 음악이 많아질수록 이것들과의 친밀감을 낮아지고 결국 어린 시절 즐겨듣던 음악을 찾는다고 했다. 이것이 저자가 밝힌 ‘레트로’ 혹은 ‘복고’의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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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추억은 지금까지 모든 인류가 지닌 감정일 것이다. 그럼 무엇이 현대의 복고 운동을 만들어냈을까? 앞서서 대중교통의 발달이 공간적 향수를 해소했다고 했다. 그럼 시간적 향수는 어떻게 해소될 수 있을까? 바로 대중매체의 발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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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우리는 과거를 느끼기 위해서 LP, CD, 카세트와 같은 물리적 매체를 이용해야했다. 이것들의 단점은 쉽게 손상, 분실, 단종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다 보관하고 관리하는 극소수의 마니아들이 아닌 경우 과거로부터 무언가를 얻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현대는 유튜브, 넷플릭스, 수많은 스트리밍 사이트의 탄생으로 우리는 원하는 음악과 영상을 바로바로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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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자는 이렇게 무분별하게 과거로 돌아가는 태도를 무조건적으로 선호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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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CD, 카세트와 같은 물리적 매체가 성행하던 시기. 이 시기는 항상 새로운 장르의 탄생기였다. 신디사이저의 탄생으로 만들어진 신스팝, 기존의 락에서 파생된 수 많은 하위 장르 락들 (사이키델릭 락, 하드 락, 프로그레시브 락, 개러지 락 등), 쿨재즈와 하드 밥의 한계를 넘기 위해 탄생된 수많은 아방가르드 재즈와 프리 재즈. 이렇게 무수히 많은 새로운 음악이 이 시기에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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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저자는 이 시기를 넘어선 현대에선 새롭게 탄생한 장르가 거의 없다고 생각했고 나 또한 여기 어느 정도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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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과거에 열광한다. 당장 드라마만 하더라도 <응답하라 시리즈> 크게 성행했고 예능에선 무한도전에서 했던 <토토가>가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음원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아니지만 최근에만 하더라고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과거 음악들을 리메이크한 OST가 차트를 휩쓸었고 인터넷에선 70~80년대 일본의 음악인 ‘시티팝’이 엄청난 인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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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만 그럴까? 아니다. 미국을 보면 최근 몇 년 간은 90년대 뉴 잭 스윙, 80년대 붐뱁 비트를 활용한 올드 스쿨 힙합이 성행했다. 그리고 지금 도자 캣, 두아 리파, 레이디 가가와 같은 가수들의 70년대 후반 디스코를 기반으로 한 음악들이 열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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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음악 시장은 미국의 음악 시장을 따르는 편이었다. 기다려 봐라 힙합으로 시끄러웠던 길가에서 이젠 디스코가 들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