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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채의 주인은 누구인가
저자/역자
박완서
출판사명
세계사 2002
출판년도
2002
독서시작일
2019년 08월 31일
독서종료일
2019년 08월 31일
서평작성자
황*윤

Contents

지난겨울, 보수동 책방골목에 들러 고서들을 찾아 기웃거리다가 우연히 이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 박완서. 대한민국에서 책 좀 읽는 사람이라면,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대입 수험생 시절부터 박완서의 글은 숱하게 읽었다. 하지만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는 처음 접해보는 책이었다. 책 맨 뒷장에 74년 초판 700원이라는 글이 찍혀있는 것을 보니 왠지 모를 설렘이 느껴졌다.

 이 책은 박완서가 쓴 짧은 사설들을 엮어낸 책이다. 대개 사설이라는 것이, 어떤 사건을 두고 글쓴이가 자기 생각을 짧게 표현한 것이기에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박완서의 다듬어지지 않은 생각을 날 것으로 엿볼 수 있다는 것 외의 다른 설렘은 없었다. 하지만 하나씩 읽어갈수록, 그 시대에 어떻게 박완서가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 여성, 아니 모든 약자의 인권 역사를 논할 때, 과연 박완서를 빼놓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장발 단속을 하던 시절, 젊은이들이 머리를 기르는 것이 무어 그리 사상을 해치는 일이라고 규제하려 하려 하는가 하는 말부터, 꼴찌로 뛰는 마라토너에게 1등보다도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으니 박수를 보내고 싶다는 말까지, 그의 글 곳곳에 시대를 앞서가는 생각이 묻어있었다. 물론, 그의 생각에 불완전한 면모도 분명히 있지만, 시대를 고려했을 때 이 정도의 생각을 한 것만 해도 너무 놀라웠다.

 사설이라 그런지 소설 속 그의 문체보다도 더 강단이 느껴졌다. 사회 풍조를 두고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하는 그의 태도에서 냉철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시대를 앞서가는 통찰력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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