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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하기 위해 유해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
저자/역자
최은영,
출판사명
문학동네 2018
출판년도
2018
독서시작일
2019년 08월 30일
독서종료일
2019년 08월 30일
서평작성자
황*윤

Contents

책을 완독하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무해하려 했지만 유해할 수밖에 없었던 나를 비롯한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작가의 위로 같다는 것이었다. 상처 주지 않으려 택했던 모든 선택이 오랜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았을 때,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상대에게 상처로 남았겠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면 그것에 대해 너무 좌절하지 않기를, 그러한 경험들이 한 걸음 더 성숙해진 지금의 나를 만들었음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졌다. 

 책에 실린 모든 단편 속에 내가 있었다. 여러 단편을 읽으면서 미숙했던 나의 10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지난날의 기억들이 머릿속에서 시간순으로 재생되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사랑하는 사람을 놓쳐버렸던 나, 이것이 전부라고만 생각했던 나, 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지는 줄로만 알았던 나. 곳곳에 과거의 내 모습이 숨어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단편을 꼽으라면 《모래로 지은 집》과 《아치디에서》이다. 《모래로 지은 집》을 읽으면서 많이 울었고, 《아치디에서》를 읽으면서는 마음이 서늘했다.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모두 달랐지만, 한 권을 다 읽고 나니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지금은 지금 대로 의미가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내 마음속의 누군가도, 누군가 마음속의 나 또한 우리는 살면서 상대에게 흔적을 남기는 것이 필연적이다. 서로에게 남은 흔적이, 단지 상처로만 기억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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