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오랜만에 들린 서점에 베스트셀러로 놓여있던 책이다. 평소 설민석 강사의 팬이였던 엄마가 기쁜 마음으로 책을 고르셨고, 봉투에 담아 집으로 가져왔다. 엄마는 참 괜찮은 책이라며 읽어보기를 권하셨지만 솔직히 역사에 관심이 없었던 나는 그 책을 몇 장 읽어보고는 내려놓았다. 그 후 몇 주인가, 몇 달이 지나서 우연히 시험기간에 열어본 책은 생각보다 재밌었다.
조선의 왕들을 호랑이로 비유해서 어떤 성격일지를 대충 가늠하게 한 것도 책을 읽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있는 삽화나, 이해하기 쉽게 마인드 맵같은 요소를 넣어서 지루함을 깨주었다.
또 우리가 흔히 아는 업적에 대해 나열하는 식의 서술이 아니라 인간적인 왕의 모습들을 풀어놔서 신기했다. 여러 왕들의 에피소드 중 가장 눈에 띄었던 에피소드는 연산군 에피소드인데, 일상적인 단어였던 흥청망청의 뜻의 기원이 연산군의 행실을 비꼬는 말이라는 것을 여기서 처음 알았다. 내가 대학생이라서 그런지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좀 더 집중해서 읽었는데, 어떻게 보면 같은 집안 사람들이지만 너무도 다른 성향이 보여서 그걸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이 책은 다른 딱딱한 역사책들에 비해 흥미요소를 듬뿍 넣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영양가 없이 재미만 추구하는 책이 아니라는 점도 일반 소설책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