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정식적인 직업은 갖지 못하였으나 나는 지금까지 여러번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회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군복무 연장을 통하여 군 간부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겪어 보았고, 전역 후의 패기로 아파트 시공현장에서 막노동을 해 보았으며, 각종 서비스업종에서 고객 응대를 통해 돈은 사람이 사람을 존중하지 않게 해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녹산공단의 한 공장에서 조직원들 간 자발적 협력은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높은 성과를 낼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을 배웠다.
나는 경영학을 배우는 입장에서 경영이라는 학문을 지탱하고 있는 커다란 기둥들 중 인사, 조직에 가장 큰 매력을 느끼고 있는데, 모든 일은 사람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인데, 사우스마운트 사는 이를 몸소 실천하고도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부분들 또한 실현시키고 있어서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몇가지 조건만을 제시하며 일반 사원을 경영에 참여시키는 혁신적인 발상을 과연 다른 회사에도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사우스마운트 사의 임원들이 큰 불만 제기 없이, 조직에 해가 되는 사람 없이 아직까지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나아가고 있는 이유는 모든 조직원들이 회사를 진정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주인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원들은 과연 자신의 조직을 순수히 사랑할 수 있을까?
또한 책을 읽으면서 나는 사우스마운트 사가 내가 지금까지 배운 기업가 정신과는 많이 다르다고 느꼈다. 나는 기업이 성장하면서 사람들에게 그 이익을 환원해주고, 훌륭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계속 발전하여 국가발전에 이바지하고, 나아가 국민들의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배웠다. 그러나 사우스마운트 사의 종업원들은 2~3년마다 하는 투표에서 발전보다는 현실 안주의 성향에 스티커를 많이 붙이고 있다는 것을 보고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나는 사우스마운트 사가 마서즈 비니어드 섬의 주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었지만 지금도 한창인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거대한 경쟁업체가 공격적으로 진입해 온다면 과연 회사를 온전히 지켜낼 수 있을까 생각했다. 현재의 종업원들을 오래토록 일하게 만들고 싶다는 뜻은 알지만, 기업이미지도 좋은 그들이, 그들이 지향하는 '최고의 베이글'의 양을 조금씩 조금씩 늘려가면서 더 많은 이익을 낸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텐데, 그들의 현재 역량에 비해 지금의 규모는 너무나도 작다고 느꼈다.
몇가지 의문점이 생기나 사우스마운트 사의 기업문화는 현대의 조직에 큰 시사점을 제공한다. 조직원들 간 진심 어린 신뢰가 형성되어 가족 같은 회사, 성장보다는 상생을, 그러나 최고의 품질을 지향하는 회사. 그들을 보고 이러한 장점을 벤치마킹 하는 조직이 늘어난다면 품질문제로 속상한 일이 없어지고, 지구 환경으로 고민할 일이 줄어들 것이고, 언젠가는 사람들 마음 속에서 월요병은 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