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그러하듯, 나는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서 이름만 들어 보았다. 고등학교 시절 문학 시간 때 배웠던 시, 「목마와 숙녀」중,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에서 보았던 것이다. 그래서 버지니아 울프는 페미니즘의 대표자이며, 비극적 죽음을 맞았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이번에 이 책을 읽음으로써,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 그리고 그 시대의 여성에 대해 좀 더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작품에서 꾸준히 말하고 있는 것은, 남성은 자신이 우월한 지위를 갖기 위해 어쩌면 자신들 보다 더 우월할 여성을 하등의 존재로 인식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인습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여성은 계속 가난하였고, 지배 받아왔으며, 따라서 교육은 불허되는 것이었으며, 책을 읽어서도, 써서도 안 되었다. 그로 인해 그 시대에 여성작가는 극히 드물었고, 여성이 예술적 작품을 쓰기 위해선 2가지 조건, 즉 자기만의 방-독립된 자아가 존재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500파운드-경제적으로 구속당하지 않을 정도의 재산 규모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자기만의 방에서 울프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는데, 대학교의 도서관을 들어가려고 하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통제를 받고, 도서관에는 남성 작가가 쓴 작품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말한다. 그것으로부터 시작해 여성과 문학에 대한 생각을 점점 확장해나간다.
울프는 그녀가 살던 시대에서 2~300년 전, 여성에 대한 탄압이 더욱 심했을 때, '그때 만약 셰익스피어에게 그만큼 예술에 관심이 많고, 똑똑한 누이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라고 상상도 한다. 이 부분에서 여성이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예술적 작품을 만드는 것에 '동조'하는 것조차 불허되던 그 가슴답답하던 시대를 아주 안타깝게 잘 나타내고 있다. 「도리화가」,「미인도」등의 영화에서도 나오듯이, 그 시대에는 서방 국가 뿐만이 아니라 우리 동방 국가들에서도 여성은 예술을 할 수 없었고, 예술을 하기 위해선 기생이나 되어야 했었다. 지금의 시대에선, 오히려 '여성우대정책은 사라져야 하는 것인가'가 토론의 주제가 될 수 있을 만큼, 또 여성 대통령이 나올 만큼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많이 없어졌다. 이러한 결과는 적어도 100년 전부터 시작된 양성평등 주장 덕분이다.
어쨌든 긍정적으로 발전해 왔지만, 지금은 '여혐', '남혐' 이라면서 양성에 대해 극히 부정적인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페미니즘에 관해 정확히 어떠한 것인지 잘 모르면서 '여혐'의 근거로 페미니즘을 거론하는 사람들도 많다. 여자가 혐오스러워 강남역의 한 화장실에서 불특정 여자를 죽였던 사건이 있을 만큼, 상황은 심각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성평등과 페미니즘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끔, 자기만의 방을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