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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 사라진 민주주의:자유의 아이들과 아래로부터의 새로운 민주주의
저자/역자
Beck, Ulrich
출판사명
새물결 2000
출판년도
2000
독서시작일
2011년 01월 13일
독서종료일
2011년 01월 13일
서평작성자
**

Contents

이 책은 1989년 동서 냉전체제의 붕괴를 계기로 자본주의대 공산주의, 우파 대 좌파, 노동대 자본의 대결이라는 변수는 의미를 잃어가고 있고, ‘적을 무찌르기 위해’ 규율과 통제, 대결의 질서가 최우선의 가치로 우상시되던 현실도 변화했다는 인식이 이 책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이다. 1989년 동유럽 사회주의의 몰락 혹은 냉전의 해체라는 전 지구적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필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는 이 책에서 ‘사회학은 일종의 대답이다’라고 규정내리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의 사회학도 바로 이런 문제에 대한 일종의 대답인 셈이다. 벡은 질문을 새롭게 던지지 않는 사회학의 기존 대답이 새롭게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현상들을 포착하고 있지 못함을 예리하게 지적하면서, 그런 사회학을 해체시킬 것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이 책의 첫 번째 글인 ‘자유의 아이들’에서 벡이 “젊은이들은 아주 비정치적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현상 자체가 아주 정치적”이라는 ‘반 정치의 정치론’을 깊이 생각해 보았다. 벡은 ‘자유의 아이들’이라고 명명한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서 즐거운 삶의 욕망과 풀뿌리 저항을 연결시킨다. “자유의 아이들은 온갖 의무와 지겨운 일에 대해 반란을 일으키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재결집하고 있는 것이다.”라는 말에 많은 공감을 하였다. 급격한 가치 체계의 붕괴는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듯이 개탄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라 2차 근대성을 향한 새로운 가치를 생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벡은 신기하게도 우리가 반정치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문제들을 놀랍게도 긍정의 힘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전환해주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1차 근대성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과 충돌의 지점을 근대성에 대한 해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발견되고 있는 2차 근대성에 의존하여 1차 근대성과 2차 근대성의 갈등이라는 차원에서 바라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의 말로하자면, 성찰적 근대화인 셈이다. 합리화의 합리화라는 그의 표현이 이것을 잘 보여준다. 그는 나아가 노동과 가족 등 모든 분야에서 여러 사람이 동등한 주제로 참여하는 원탁형 사회를 적이 사라진 민주주의의 목표점으로 설정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비슷한 고민, 지구화와 개인화 사이에서 성찰적 근대화의 갈등에 빠져 있는 우리를 비추는 반사경이다. 그만큼 설득력이 갖추어져 있다. 동서 냉전체제의 붕괴를 대립적 사회구성의 소멸이라는 관점에서 파악하고, 구체제 속에서 굳건히 구축된 권력질서가 다양한 하위정치의 확대를 통해 대체될 것을 예측하고 있다. 어쩌면 이 책은 “정치적인 것은 비정치적인 것이 되고, 비정치적인 것이 정치화 된다”는 명제를 구체적인 논의를 통해 현실화하는 작업이라고도 볼 수 있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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