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근원을 비롯한 활동양상을 찾으려는 시도는 매 시대마다 있어왔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제 1원동자(운동-물리적 운동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님- 의 원인 중 가장 처음의 원인)를 탐구하는 형이상학이란 사변적 방법으로 앞의 질문에 답하려 했다. 그리고 중세에는 전지전능한 신이 만물을 창조했다는 믿음으로 답을 내렸다. 그러다가 다윈에 이르러 경험과 관찰로 얻어진 결과(진화론)로 생명의 근원을 밝혀나가게 되었다 지금은 진화론이 대다수 받아들여졌고 활발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진화론에 반발하는 종교, 학자들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유전자 진화론을 견지한다면 인간의 본질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할 수밖에 없다. 이에 리처드 도킨스는 인간을 유전자를 담고있는 운반자이며 유전자의 생존을 위한 기계일 뿐이라고 한다. 나는 이말을 처음 들었을 때 너무 충격적이어서 혼자 생각에 오랜시간 잠겨있었다. 나는 수동적이고 계획되있는 대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일까??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리처드 도킨스에게 항의편지를 많이 보냈다고 한다. 이에 도킨스는 그냥 생물학적으로는 이렇다는 특징을 갖고, 윤리적이라던지 영적이라던지 이런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인간만이 유전자의 독재에 항거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희망을 불어주었다.
그런데 이기적인 유전자가 타고있는 개체가 왜 이타적으로 혹은 협력하며 행동하냐는 딜레마가 제기된다.
이를 경제학 이론인 게임이론과 죄수의 딜레마 이론으로 설명한다. 나는 이장면이 너무나도 흥미로웠다.(여기서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만약 이책을 본다면 이부분만은 읽어보기를 바란다) 결과는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생존과 번식 측면에서 이익이 되서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선천적 유전자만으로 개체가 형성되는 것이 아닌 후천적 문화적 영향으로도 개체의 성질이 형성된다는 주장을 밈(meme = gene+mimeme 유전자+복제)이라는 개념을 들어서 설명한다
이 외에도 많은 문제들을 직접 제기하고 직접 설명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옥같은 예시들이 많이 사용된다. 조정선수를 빗대어서 자연선택을 설명하거나 유전자를 책에 빗대어서 표현하는 점 등등이 재밌기도 하면서 이해를 많이 도왔다. 저자가 어려운 내용을 정말 잘 풀어 써서 재밌게 읽었다.
재밌게 읽었지만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책이다.
인터넷 사이트를 도움으로 정보를 더 찾아보곤 했는데 창조론자와 진화론자의 대립이 가장 흥미로웠다.
그리고 나처럼 인간의 본질은 유전자를 옮기는 유전기계다 라는 도발적인 문장에 충격받은 몇몇 사람도 보였다.
과학은 못믿을 것이 아니지만 맹신해서는 안된다고 들었다. 과학으로 환원가능한 것들이 많지만 환원불가능 한것. 그리고 절대적이지 않은것 때문이다. 천동설이 지동설로 바뀌듯, 하나의 지배적인 패러다임은 또 다른 패러다임으로 바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그럼에도 유전자단위로 생물을 파해치려는 도킨스의 발상은 정말이지 대단하다. 망치로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다.
어쩌면 우리는 다윈같은 역사적인 인물과 동시대에 살고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후대에 그를 평가할 것이니 말이다.
진화론이 옳다 그르다는 그런 얘기보다는 독립적인 근원을 찾아내려는 진화론의 의도에 나는 좀더 초점을 맞추고 싶다. 우리 현재의 과학의 위치와 나아갈 방향을 알자.
어떤 전공이든 몇학년이든 간에 진화론에 관한 책을 대학시절때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