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가장 좋아하는 '글 쓰는 일'을 하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여인이 있으며, 주위에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어딜 가든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사람들은 그의 글을 통해 위로를 받고 영감을 받는다. 그런 그가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다. 도대체 왜?
분명 남들이 부러워 하는 모든걸 가진 이 남자는 그는 자신의 상태에 회의를 느끼고, 수년간 해왔던 영적 탐색마저도 소용이 없다고 느낀다.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 의문을 품게 된 그 작가는 북페어에 참석하러 영국에 가고 거기서 우연히 읽게 된 잡지를 보고 이젠 움직일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처음 5년 동안은 거의 자라지 않다가 마지막 한 해에 25cm를 자라는 중국 대나무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
이 책은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 중 하나인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떠난 여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명목상으로는 책 홍보 및 독자들과의 만남이지만, 이제는 '움직여야 할 때'라는 것을 깨닫고 자기 내면을 향해 떠나는 여행의 일부이기도 하다. 그는 출판사 사람들과 통역사, 그리고 코엘료가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고 다짜고짜 자신을 찾아온 '터키의 영혼' 힐랄 등과 함께 기차 안에서 일주일 여의 시간을 보낸다.
여행은 인생과도 같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여행을 하는 내내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고, 그 속에서 달콤한 행복을 맛보기도 하고 쓰디쓴 불행과 슬픔을 느끼기도 한다. 약 일주일 간의 열차 여행 동안 그들에게 열차는 한 세상이었다. 서로를 알아가고, 갈등을 겪고, 대화하고 해결하면서 각각의 인물들은 더 나은 사람들이 되어간다. 기차의 한 공간에서 알레프(모든 시공간이 하나에 존재하는 지점)을 발견한 코엘료는 과거 어느 삶에서 자신이 힐랄에게 죄를 지은 것을 알게 되고, 여행 중 들린 성당에서 그녀에게 용서를 받는다. 사랑과 용서는 언제나 미움보다 강하다.
코엘료의 책 대부분을 읽어봤는데, 이 두 가지의 메세지는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사랑'과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이 책 역시도 힐랄과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의 위대함(이성 간의 사랑이라기보다는 모든 것을 포용하는 범우주적인 사랑이랄까?)을 보여주었다. 또한 독자들과 교감하는 것을 좋아하고 평생 글 쓰는 일을 하겠다는 코엘료의 모습을 보며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행복이 어떤건지 엿볼 수 있었다.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 중 하나를 해야 하는 시기를 맞이한 나는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꼭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행복은 항상 내 편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