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북한, 통일 문제를 전공하고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대북정책을 수립했던 현재는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김진향 교수의 저작이다. 작가는 개성공단에서 4년 간 기업지원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알게 된 북한의 민낯과 진실을 책을 통해 알기 쉽게 풀어 써 놓았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면 추천사가 나오는데 추천사를 쓴 사람이 북한 고위층 출신의 탈북자라는 점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온다. 추천사에서는 “분단의 틀 속에서 북한은 너무 많이 왜곡되고 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무지와 왜곡이 심각하다. 적대와 대립, 비난과 폄하만 있다. 정작 알아야 할 평화와 통일의 대상으로의 북한의 모습은 거의 알지 목한다.” 하는 대목이 나온다. 북한의 고위층 출신 탈북자의 추천사에 나오는 글이라 서론을 읽기 전부터 책에 대한 내용이 궁금해진다.
추천사의 뒷장을 보게 되면 목차가 나오는데 목차를 보면 책 전체가 대부분 인터뷰 내용을 실은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아마 객관적인 사실을 독자들에게 전달해주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실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내용이 나오는 두 번째 파트에 앞서 첫 파트에는 개성공단에 대한 기본 이해, 그리고 오해와 진실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작가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개성공단과 북한을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개성공단에서 근무 중인 남측 주재원들의 인터뷰 내용을 덧붙임으로써 내용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었다.
책에 있는 한 남측 주재원과의 인터뷰 내용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오는데 흥미롭다. 남과 북은 자본주의와 돈에 대한 생각이 너무 다르다. 언젠가 한 북측 근로자가 나에게 “왜 악착같이 돈을 벌려고 합네까?” 하고 물어보았다. 그래서 “돈을 벌어야 먹고 살 거 아닙니까?”그랬더니 “우리는 그렇게 안 해도 먹고삽네다.” 이러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잘 살기 위해서 돈을 벌려고 하는 겁니다.” 라고 했더니 “이해가 안 됩네다.” 라고 하였다. 그래서 나도 “나도 그쪽이 이해가 안 됩니다.” 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작가는 “북한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영역이다. 역지사지의 노력은 할 수 있으나 그들의 가치관과 사고방식, 삶의 양식 등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에 제대로 서 볼 수가 없다. 이것이 근본적인 한계다. 그러하기에 더 많이 만나고 더 많이 대화하고 더 많이 가슴으로 소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난 후 북한을 보는 관점을 비롯하여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이때까지 자기중심적 시각으로 누군가를 판단하지 않았는지 혹은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것을 틀리다고 결론지어버리지는 않았는지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개성공단 사람들'은 타인이나 타 대상에 대하여 어떤 시각과 관점을 가지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그것이 얼마나 왜곡되고 폄하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교훈적 의미를 지니는 책이다. 왜곡과 비난, 대립과 폄하가 난무하는 현 시대에 '개성공단 사람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사점을 던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