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에서는 한창 야구시즌으로 야구에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저도 야구 뿐만 아니라 스포츠 자체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스포츠에 관련된 비화나 성공 스토리에 특히 관심이 많고 교훈이 있다면 한층 더 와닿는 경향이 있습니다.
'끝나야 끝난다'는 일본의 입시 명문 학교인 가이세이 고등학교 야구부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강호의 팀이 아니라 신생팀인 야구부에다가 운동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입시 명문 학교의 학생들이 고교 야구 대회에서 돌풍을 이어가 한 기자가 취재하는 형식으로 이 책은 쓰여져 있습니다. 독서 초반에는 '신생팀의 깜짝활약', '범생이들의 야구 도전기' 같은 건 역시 뻔한 레퍼토리인 '부원들의 눈물겨운 단합', '지옥 훈련', '야구 하나에 목숨을 걸다' 라는 식의 스토리가 전개 될거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전혀 다릅니다. 끈질긴 치열함도 없고 훈련도 방과후 고작 1,2시간에다가 조명시설이 없어 해가 지면 집에 가고 시험기간이면 훈련중단. 더욱이 목숨을 걸 정도의 배짱도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기자가 인터뷰를 진행하는 챕터를 볼 때마다 놀라웠습니다. 감독 뿐만 아니라 고교생들도 정확히 자기 자신을 파악하고 자기 나름의 삶의 방식이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이세이고교 야구부의 돌풍의 힘입니다.
한 예로 감독은 부원들이 정교하지도 않고 기술적인 면도 떨어진다고 인정합니다. 따라서 극도의 공격성을 띄는 플레이를 요구합니다. 경기 전체 운영과 전략은 없습니다. 초반에 무조건 대량득점을 내서 콜드게임으로 끝내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래서 공에 배트를 가져다 맞추려는 스윙은 호되게 혼내지만 멋지게 풀스윙 3번을 하고 삼진을 당해 오면 박수를 쳐줍니다.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난 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가는 법도 없고 각자 자신만의 야구로 맞서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등학생들도 뚜렷한 삶의 방식이 있는데 우리 모습은 어떤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끔 합니다. 지금 현대사회도 사람들이 점점 획일화 되고 있습니다. 자기만의 생각과 주장은 없고 그저 다른 사람이 말하는대로 누군가 가르쳐준대로 말하고 행동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게 맞는 줄 알고, 그렇게 사는게 잘사는 것이라 단정지어버리고 있습니다. 내 인생을 남에게 맞춰 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는 무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내 삶의 방식은 무엇인지, 나 또한 다른 사람이 정해준 길을 가고 있는건 아닌지, 나는 내 인생을 어떻게 마주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