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아이템 중에 하나는 단언컨대, 비트코인(Bitcoin)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과 사람들이 새로운 유형의 통화가 탄생할 수 있을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운체 어떤 사람은 낙관적으로 어떤 사람은 비관적으로 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물론 이런 시대적 현상에 맞춰 나도 같이 동아리를 하는 사람들과 이것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해봤을 정도로 관심이 많은데, 그래서인지 좀 더 정리된 내용이 있는 책을 찾아보게 된 것 같다.
사실 책자체가 담고 있는 내용은 별로 없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책이 출간될 즈음인 10월말 쯤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의 가치는 서서히 통화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인데, 그래서인지 11월과 12월사이의 가격 폭등과 이내 반토막나버리는 현상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떠나서 책의 내용만 봤을 때도 지나치게 낙관적인 측면이 없잖아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현재 가장 크게 대두되는 문제점들과 연계해서 이야기해보자면
첫번째 문제는 중앙은행이 없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양적완화 등으로 화폐에 관한 불신이 생겨 비트코인을 개발했고, 사용자가 직접적으로 관리하고 보완가능하게 만들어놨다며 사례로 채굴과정에서 어떤 일이 생기는지 등을 자세히 설명해준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한 것은 각국의 중앙은행이 화폐를 찍어내는 것만이 목적이 아닌 화폐의 가격을 보호하는 것에도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비트코인의 통화가치는 12월 1200달러대로 급격하게 치솟았다가 이후 중국 중앙은행 등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자마자 500달러로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등 상승과 하락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가팔라 실질적인 통화로서 사용이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각국간에 환율이라는 것을 통해서 거래가격을 명시하지만 비트코인은 그런 것이 제대로 정해지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1비트코인에 몇달러라고 정하는 것이 단순히 채굴과정에서 드는 전기비를 환산한 것이니 이는 채굴과정이 길고 기계들이 비싸질 수록 비트코인의 가격자체는 계속해서 상승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두번쨰는 투기와 연계가 되는데 비트코인 자체가 태생적으로 일정 수량을 정해놓고 만들어졌기에 화폐의 발급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치솟는 값은 제어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다. 이러한 모습은 그들이 강조하는 금시장이 아닌 미술품 시장과 비슷한 모습을 지니는데, 이미 일반인이 가지기에는 그 가치가 지나치게 과대평가된 사치재의 모습을 지니며 실질적으로 운용되는 화폐의 양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이것이 불법적인 거래에 악용되거나 가진들이 별다른 규제 없이 돈을 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가까운 사례만 보더라도 한국은행이 관리하는 5만원권 조차 회수가 제대로 안되어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지하경제로 들어간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환인데 비트코인과 같은 신종 가상화폐에 관한 법제도 마련되지 않아 더더욱 이런 유인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비트코인 자체읨 문제는 아니지만 이 책의 저자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마음에 안드는데, 비트코인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반응이 냉담한 것에 대해 그들 자체가 가지고 있는 논리적 오류를 회피하려고 한다느니, 그들의 이론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성질의 것이 발견되니 거부한다느니 전혀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경제학의 ‘경’도 모르는 사람이 일방적으로 경제학 자체를 폄훼하는 발언을 한다는 것이 경제학도로서는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지만 책을 읽는 독자들이라면 훅하고 넘어가 경제학자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걱정된다.
사실 저자의 소개와 약력, 즉 현재 한국비트코인거래소 코빗의 이사로 활동 중이라는 것을 보면 왜 이런 류의 책이 나오는지에 대해 얼핏 이해가 간다. 하지만 문제는 책 내용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비약이 심하고 논거가 약하다는 것이다.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비트코인 자체를 처음 접하는 입문자들에게 맞춰져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위해 믿음직스러운 길잡이의 역할이 아닌 사기꾼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실망스럽다.
그래도 다양한 문제점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에 대한 논의가 뜨거운 것은 사회가 좀 더 진화할 가능성을 남겨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점차적으로 물질적인 화폐에 대한 영향력은 약해져 가고 있는 실정에서 이러한 가상화폐의 세상에 대한 도전은 눈여겨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