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찝찝한 우연
저자/역자
이시현
출판사명
위즈덤하우스 2009
출판년도
2009
독서시작일
2013년 06월 29일
독서종료일
2013년 06월 29일
서평작성자
**

Contents

        영 찜찜하다. 뭘 말하고 싶어 했던 것 일까. 주위를 돌아보지 않는 성공의 허무함? 중반이 넘어가도록 무모할 정도로 똑같았던 여주인공이 급하게 마음을 다잡고 재기하는 스토리? 영 모르겠다.
        나는 문학을 제대로 공부해본적이 없다. 문학을 전공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이 소설을 대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읽어온 다른 여타 소설들에 비해 이 소설은 조금 부족하다 여겨진다. 장르, 개연성 등에서 말이다.
        주인공의 행동은 이야기의 반 이상이 넘어가도 완고히 변함이 없고 주인공 주위의 남자들은 궁극적으로 주인공을 모두 좋아하며 주인공의 뻔뻔스런 행동에도 불구하고 이웃들은 그녀를 감싸안는다. 결말도 허무하다. 주인공이 어려울 때마다 끄적이거나 읽으며 마음을 다잡았던 수첩은 결정적인 장치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희미하게 스러진다. 처음부터 생각해보면 이 모두가 우연에 의한 것이었다. 주인공이 위기에 빠진 상황을 제외하고는. 지하철에서 졸다가 마지막 역에 내려 터덜터덜 걷다 열린 창고에서 잠든 것부터 마을 사람들을 만난 것, 그리고 노인과 인우같은 아주 특이한 이웃까지. 모두가 우연이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좋은 우연이 한 번에 겹칠 수 있나 신기하기까지 하다. 과연 현실에서 이런 일이 가능한가. 창고에 개구멍이 있거나 (소설의 시점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지금같은 시기에 중고 고가 가구가 인터넷 상으로 불티나듯 팔려나가는 상황, 항상 자기를 꾸짖기만 하던 노인이 사비를 털어 자신의 일을 법적으로 도와주는 내용까지. 이 같은 내용들은 더욱 이 소설을 파악하기 힘들게 한다. 
        조금 심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굳이 책으로 펴냈어야 했을 까 싶다. 만약 위즈덤하우스라는 거대 출판사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포털사이트에 검색어가 뜰 만큼 여러 독자들 사이에서 확산되었을까 생각한다. 앞에서 장르 이야기를 했는데 나에게는 이 소설이 완성도가 떨어지는 인터넷소설같이 여겨진다. 칙릿, 로맨틱코미디도 아닌 애매한 장르와 누군가 부추겨서 급하게 끝낸 듯한 결말, 그리고 앞의 수많은 장치와 상황을 끌어안지 못한 마무리, 그리고 주인공과 관계가 발전될 뻔한 남자인물들의 증발.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수많은 좋은 우연. 그리고 주인공이 깨달은 점까지. 
         사람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은 대부분 우연이지만 우연으로부터 성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연히 성공했다는 말은 없다. 나는 이 책의 주인공이 마지막에 ‘마음이 부자인 사람’ 이라는 말을 남기는 것은 정말로 노력해서 재기한 사람들에게 실례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의 노력을 없는 셈 치는 게 아니라 너무나 좋은 우연들로 가득찬 상황에서 자신의 힘으로 재기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노력해서 성공했다, 과거의 반성을 했다라고 단언할 수 없는 이야기다. 현실성이 떨어져서 와닿지도 않을 뿐더러, 노력이라고 부를 수 없다.  나는 이 소설에서 현실감이 강했던 부분은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상황을 묘사한 부분뿐이라고 생각한다. 
         가벼운 책이지만 나는 찜찜했다. 매끄럽게 이야기가 연결이 되지 않는 듯한 마구잡이 편집의 영화를 본 느낌. 영화를 봤지만 기분이 더 좋지 않은 느낌이었다.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가벼운 킬링타임용 책을 찾는다면 이 책말고 다른 책들이 더 낫다. 부디 다른 책을 읽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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