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읽는데 책장 넘기는 것조차 방해가 될정도로 재미있는 책이었다. 약간은 낡은 책을 좋아하는 편인데 책이 다행히 오래된 티를 내고 있어서 더 읽기에 기분 좋았던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관심이 있다면 정말 하고싶은 말은 ‘읽기 시작하면 한 번에 다읽어버리기’라고 말하고 싶다. 본인의 경우 바쁜 일이 생겨 이틀사흘을 짬을 내가며 읽었는데 지난 이야기와 잘 이어지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다. 앞부분이 기억이 안나거나 앞뒤가 이해가 안갔다기 보다 연속적인 흐름과 이어지는 분위기가 깨뜨려져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만큼 각 장마다 유기적으로 이어져있고 그 전개과정이 재미있었다.
간단한 이야기 소개를 하자면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은 한 아이가 괴상한 행동을 보이는데 한 아동 심리 치료사가 그 아이와 놀이치료를 함으로 그 뒤틀어진 마음을 풀어나가는 이야기이다. 그 아이 ‘딥스’에 대해서 말하자면 책 후반부에서 밝혀 지는데 정말 천재적인이고 순수한 마음을 지녔다고 말할수 있겠다. 딥스의 병적인 증상은 사람과 의사소통을 피하고 개인의 삶에 갇혀있으지만 사람의 주변은 떠돌고 혼잣말을 하고 집착이 강하며 예상할 수 없는 반응을 보이는 것들인데 이야기를 읽다보면 딥스가 자폐증을 가진게 아니라는 것을 알수 있다.
왜 정상적인 사실 정상보다 뛰어난 아이가 이런 증상을 가지게 되었는지 책을 읽는 도중 차차 밝혀진다. 정말 그 증상들을 알아가는데 오래걸린다. 아이의 마음을 풀어주고 유도해 내기위해 많은 인내심을 보여주고 지혜로운 방법을 보여준 치료사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책 뒷편 작가(아동 치료사)의 업적을 보면 생각한 데로 정말 타고난 사람임을 알수 있다. 그 증상들은 크게 하나로 묶는다면 자기방어기제로 볼수 있다. 의사소통을 피하는 것. 딥스의 엄마가 보여준 행동이고 또한 딥스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피하기 위해 생긴것이다. 개인의 삶에 갇힌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딥스가 사람들의 주변에서 떠돌때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데 딥스는 쳐다보지 않지만 그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었으며 스스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것은 무엇일까? 본인도 어렸을때 자주 이런 행동을 해서 짐작해 보기론 딥스는 사람들의 모임에 참여하고 싶지만 끼어들만한 구실을 찾지 못하였고 그것보다도 사람들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그들을 파악하고 관찰하려는데 있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는 도중 이 가설이 옳다는 것을 알아서 약간의 성취감을 느꼈다. 혼잣말을 하는 것은 앞의 자폐적인 증상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딥스 아빠의 영향을 받고 스스로 자아를 찾기위한 자연스런 노력의 결과로 볼수 있다. 딥스의 아빠는 딥스의 기괴한 행동을 이해하지 못해 딥스가 하는 말을 치매환자가 내뱉는 말처럼 성가시게 여겼다. 그래서 딥스는 아빠와의 대화를 강건하게 거부했고 두려워하고 증오하였다. 그래서 주변에 누군가 없을때 혼잣말을 하게된 것이다. 스스로를 어떻게든 표현해야 했고 자신을 이해하는 것은 자신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강한 집착과 책을 읽는 척하는 것은 딥스의 천재적인 면모이다. 딥스는 여섯살로 그 또래는 아직 책을 읽지 못했다. 딥스는 엄마의 도움도 받았지만 주로 스스로 노력하여 글 읽는 법을 깨달았고 책을 읽는 거의 모든 내용을 혼자 이해하였다. 후에 입이 튼 후에 보는 그의 언어구사력과 작사능력은 이른 나이에 죽은 옛 천재작곡가를 떠오르게 한다. 집착하는 것. ‘템플 그랜든’이라는 책에서 볼수 있는데 약한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은 집착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하고 대부분 천재적인 능력을 가졌다고 한다. 딥스는 자폐증상을 가졌다곤 할수 없지만 앞의 책과 연관하여 보건데 집착하는 태도는 천재성을 가진 아이들이 보여주는 한 증상으로 보인다. 딥스는 집착 대상을 여러각도에서, 그 주변의 사물과의 관계를 전체적으로 파악하며 분석한다. 이에 더하여 기억력과 세밀한 것에 적지 않은 관심을 주는 딥스의 행동은 천재적 아동이 가지는 대표적인 현상을 보여주는 본보기인 것 같다.
문제의 원인은 딥스가 아니라 그 주변 사람들임을 알수 있다. 딥스가 원치 않은 자식인 것도 한 몪 했지만 아이의 개성을 이해할 줄 모르고 일반 아동들과 같은 모습을 가지게 하기 위해 강압적인 행동을 취한 부모의 몪이 크다. (사실 아동들을 모두 평범에 속하고 기준에 미치도록 교육하는 것은 좋지 않은 방식이라 생각한다. 어렵긴 하지만 하나하나의 개성을 존중해 줘야 하는데 딥스를 본다면 누구나 그 필요성을 알게 될 것이다.) 학교 선생들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모르고 방치하였고 누구하나 도와주기위해 적극적인 사람이 없었다.(가정부나 정원사 아저씨를 제외하고) 자식은 부부의 상금이자 장사 수중의 화살이라 말한다. 이것을 깨닫기가 쉽지 않고 시간이 지나야 깨닫게 되는 것이 안타깝다. 또한 자식과 부모 관계에서 떠나 ‘모든 아이들’은 ‘모든 어른’이 존중하고 사랑해 주어야 할 대상이다. 오래 전에 막 대한 아이를 커서 마주하게 된적이 있는가? 그도 이제 우리와 같은 발달된 의식을 가지고 있다. 기분이 이상할 것이다. 어렸을 때는 미숙하고 부족하게만 보여 항상 그럴줄로 알았는데 크고보니 자신과 별다름 없는 한 개성적인 인격체가 된 것이다.
우리들은 아동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 우리나라 사정상 교육이 많이 부족한 탓도 있다. 우리가 아이들의 성공만 바라보았지 정작 그들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개성을 인정하고 아랫사람을 무시하고 왜곡하여 보지 않는 것, 언제나 우리자신의 모습과 행동을 올바르게 하는 것, 각자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의식을 가지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 등등 많은 깨달음이 필요하다. 가만히 보면 아이들은 자신보다 큰 사람을 보며 배운다. 우리는 쉽게 깨닫지 못하지만 아이들이 보는 어른들 모두가 그들의 선생인 것이다. 유대인들은 그 중요성을 알고 있다. 때문에 그들이 암묵적으로 탄탄하고 위력적인 사회를 영속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난 다음 자신이 어렸을 때 자신에게 일어난 어떤 어른들의 영향이 자신에게 악영향을 끼쳤는지 깊게 생각해보고 분석하여 적어도 그 개인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알았으면 하는 것이 독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