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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저자/역자
이왕주.
출판사명
효형출판 2005
출판년도
2005
독서시작일
2013년 04월 22일
독서종료일
2013년 04월 22일
서평작성자
**

Contents

   국내외 여러 학술지에 철학과 영화가 만나는 많은 글을 발표한 이왕주 작가는 『철학풀이 철학살이』, 『소설속의 철학』, 『쾌락의 옹호』 등을 지었으며, 현재 부산대학교 윤리교육과와 예술문화영상학과 교수를 겸하고 있다.


 


   이왕주 작가가 지은 책들 중에서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는 영화라는 접하기 쉬운 대중문화에 담겨져 있는 철학적인 의미를 저자의 경험과 영화의 줄거리, 철학적인 의미를 단편적 예를 들어 설명하는 책으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영화, 철학을 캐스팅하다.’로 책 제목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사실 요 근래 읽었던 책들 중에서 가장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책장을 쉽게 넘기기 힘들었다. 애니메이션 슈렉을 숭고의 미학으로 설명하거나, 북경 자전거를 존재와 소유의 인간으로 이해하는 것은 생소하고 복잡하게 느껴졌다. 책에 나오는 철학자 하이데거나 마르크스, 플라톤, 소크라테스 등의 이름들은 고등학생 시절 윤리시간에 잠시 접했던 이름만 기억나는 사람들이 아닌가. 게다가 저자가 선택한 어휘는 책을 자주 접하지 못했던 나에게는 몇 번을 되새겨가며 읽어야 이해가 되는 내용이 많았다.


 


   책의 머리말을 보면 ‘영화의 한 살이가 너무도 짧다. 대박을 터트려서 각종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는 영화들조차 한 철을 버티지 못한다. 한번 보고 나면 머릿속에서 사라지는 영화들.’이라는 글이 나온다. 저자는 한 순간의 여흥으로 짧게 기억되고 사라지는 안타까운 영화의 운명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 중 하나라고 말한다. 나는 책의 본문보다 앞에 나오는 이 글이 더 공감되었다. 내가 이번 달 들어서 본 영화가 세 네 편이 넘는데, 막상 기억에 남는 것은 주연 배우의 이름이나 짤막한 스토리뿐이다. 심지어 주인공 이름이 뭐였는지도 일일이 기억나지 않는다. 영화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감독은 이 장면에서 어떤 뜻을 담으려 했는지 생각하지 않은 채 영화를 스토리의 재미와 시각적인 즐거움, 유명 배우의 연기를 중심으로 봤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런 식으로 영화를 접하던 나에게 이 책은 조금 다른 시각으로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책에 소개되는 영화중에서 제목을 봤을 땐 어떤 영화인지 몰랐지만 내용을 보고 ‘아! 예전에 봤던 영화네.’라고 기억난 영화가 몇 있었다. ‘디 아더스’와 ‘중경상림’, ‘빌리 엘리어트’가 그런 영화다. 책을 읽으며 기억 속에 감춰져있던 영화의 내용과 그 영화를 볼 당시의 상황들이 되살아나 잠시 추억 속에 빠져들기도 했다. 또, 그동안 봐야지 생각만 했던 영화 ‘집으로’를 책에 나왔던 바깥이란 철학적인 의미를 생각하며 찾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내가 봤던 영화들이 예로 나올 때에는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생각이나 의미 등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어서 색다른 경험이 되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화 내용과 반전을 모두 말해주기 때문에 영화를 보기 전 스포일러가 되어 그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것과, 사용하는 언어가 너무 어렵다는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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