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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ic = Humane
저자/역자
홍,데니스
출판사명
샘터사 2013
출판년도
2013
독서시작일
2013년 04월 19일
독서종료일
2013년 04월 19일
서평작성자
**

Contents

       TED 라는 공론의 장이 있다. 엄격히 선정된 천재들만 강연을 할 수 있는 자리이며 7000달러가 넘는 티켓값에도 불구하고 1년전에 미리 매진되는 놀라운 장이다. 최근에는 TED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TED의 아류작들이 속속들이 나오고 한국인을 비롯해서 아시아인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지만 몇년전만 해도 TED본 무대에 한국인이 서는 일은 저자를제외하면 없었다. 보다 생소한 로봇공학이라는 주제를 들고 무대에 선 데니스 홍의 이야기다.

 

      그는 TED강연에 두 번 섰는데 그의 강연을 들은 사람이라면 안다. 로봇공학에 사용되는 수식의 향연이 아니라 그의 강의는 인간적인 이야기로 가득함을. 이 책은 그의 신념과 그의 경험을 담았다. 일곱 살때 로봇을 공부하겠다고 마음먹고 꾸준히 지금도 밤을 새워가며 일하고 있는 그의 근본적인 신념은 의외로 순수하고 단순하다. 자신의 능력으로 인간을 돕는 일을 하는 것. 인간을 위한 따뜻한 로봇을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로봇들은 트랜스포머같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놀랍고 그가 제시한 명확한 비전을 뒷받침한다. 나는 특히 바퀴의 살이 움직이는 로봇이 너무 신기했다. 바퀴의 살이 독자적으로 움직이기에 현재의 바퀴들 보다 더욱 유동적이고 울퉁불퉁한 바닥뿐만 아니라 높이 차이가 심한 층계에도 사람의 도움없이 독자적으로 오를 수 있다. 사실 바퀴의 기본 디자인은 바뀌지 않은셈인데(바퀴와 살이 다 그대로 있으니), 기존의 바퀴가 할 수 없었던 것을 해내고 있는 것이 놀라웠다. 어떤 화려한 수식과 외양보다 이 사실은 강력하다. 현재의 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것만을 찾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따끔하게 충고하는 반증이다. 철저하고 엄격한 과정을 거친 창조물이다.

 

      이런 놀라운 로봇을 하나가 아니라 일곱개(TED기준) 이상으로 어떻게 만들 수 있었느냐 하는 질문에 데니스 홍은 대답한다. 앞에서 말한 데니스 홍의 신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그가 평소에 아이디어를 얻고 구체화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말한다. 그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방법은 불이 들어오는 펜과 공책이었다. 데니스 홍은 잠자리에 들면 눈 앞에 선과 도형이 맞물려 메카니즘이 발생한다고 하는데(이 사실도 신기하다) 이것을 포착해서 잠자리에서 깨어나 메모를 한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데니스 홍은 산책을 하거나 식사를 하는 와중에도 이 메모를 절대 놓지 않고 항상 들고 다닌다는 사실을 말한 적이 있다. 데니스 홍을 보면 로봇의 쳇바퀴에서 24시간 돌고 도는 사람같다. 잠을 자든, 식사를 하든, 산책을 하든 그의 머리에서는 더 나은 로봇(Better Robots)이 떠나지 않는다. 성공한 다른 이의 책에서도 이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지향하는 분야에서 놀고 먹고 자고 공부한다. 전 생애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무서울 정도로 집중한다.

 

      과학자나 공학자를 대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데 데니스 홍은 고정관념을 깬 사람이다. 공학자와 과학자도 다른 분야에서 똑같이 노력하고 인간을 생각하는 따스한 사람임을 전한다. 오랫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놀라움과 집중을 반복하며 읽었던 책이었다. 신간인데 도서관에 어서 들어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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