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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는 잔인한 글자.
저자/역자
김수영
출판사명
웅진지식하우스 2012
출판년도
2012
독서시작일
2013년 04월 13일
독서종료일
2013년 04월 13일
서평작성자
**

Contents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김수영 저자는 ‘당신이 꿈을 찾는 데에 보탬이 되는 일입니다’ 라고 대답할 것같다. 그렇다. 꿈은 내가 이루어 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함께 이루어 가는 것이기도 하다. 나도 내가 내 길을 가는데 누군가 이런 도움을 준다면 걸어가는데 보람을 느낄 거 같다.

 

    꿈이라고 하면 거창하게 생각하고 꿈이 마치 미래의 청사진처럼 계획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구체적으로 꿈을 그리라고 여기저기서 말해서 신경써서 조각조각 세부적으로 짜보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불편함을 느꼈다. 오히려 그렇게 꿈에 집중했더니 지금의 나의 모습과 너무나 대비되어서 절망감이 배로 밀려들어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내가 짜놓은 내 꿈이었지만 주위에서 듣는 소리만큼 더 불편했다. 그래서 곧 잊었다.

 

     초등학생 때 다들 동그란 시간표를 짜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역시 동그란 시간표를 방학숙제로 매학기 해가곤 했는데 시간표를 짜면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시간표처럼 딱딱 맞게 내 생활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7시 기상써놓고 8시에 피아노치러가는데 실제로는 7시반에 겨우겨우일어나서 아침도 거르고 헐레벌떡 피아노학원 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쯤 되면 방 한 구석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시간표가 미워서 떼서 눈에 안띄게 처박아 두곤 했었다.

 

    현실과 대비되는 거창한 꿈을 꾸는 것은 시간표 짜기와 같다고 생각한다. 기준을 세운다는 것은 좋지만 핵심은 현실의 생활아닌가. 그래서 그렇게 불편함이 느껴진지도 모른다. 나는 그 이후로 결심했다. 미래대신 현재를 꽉꽉 채워가기로, 현재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써놓고 열심히 해나가겠다고. 좋은 미래가 다가와도 내가 잡을 수 없다면 그 미래는 꿈과 기회가 아니라 그저 나를 스쳐 지나가는 다른 이의 꿈이 아니겠는가. 김수영이 말하는 꿈도 거창한 꿈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내 위치에서 하고 싶은 일을 규모와 상관없이 적어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전작에서 꿈을 ‘계속’ 써봐 라고 말했는지도 모른다. 김수영 저자는 꿈을 위와 같이 정의했기 때문에, 하나의 꿈으로 끝나지가 않았기 때문에.

 

     꿈은 지금 한국을 뜨겁게 달구는 엄청난 이슈다. 꿈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지만 이 글에 맞는 글들을 잠깐 인용하려 한다. 

 

   꿈은 인간의 성장과 변화와 함께 진화하는 것이다. -김미경(더블유인사이츠)

 

  스무 살에 무엇을 하고 그 다음에 무엇을 하고, 이런 식의 계획은 내가 볼 때 완전히 난센스다. 완벽한 쓰레기다.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해서 절대 예상대로 되지 않는다. 계획을 세우는 대신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시도해보라. 그래서 멋진 실수를 해보라. 실수는 자산이다. 대신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멋진 실수를 통해 배워라. -다니엘 핑크(미래학자)

 

     조금 급진적인 주장이긴 하지만 위 두 글은 내가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는 글들이다. 톡 까놓고 말해서 나는 핑크의 다소 펑키(!)한 주장에 진심으로 동의한다. 현재 꿈꿀 수 없는 내가 없으면 미래도 없다. 꿈을 꾸게 하는 자산은 현재의 나다. 실수든 성공이든 어떤 이력이든 총체적으로 꽉꽉 차있는 현재의 나 자신이다. 기업면접에서 주어진 일은 잘할 자신이 있다고 말하면서 주어진 교과에 대한 학점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한 증명서를 내민다면 그런 사람을 과연 기업에서 뽑으려 할까? 나는 그러기 싫다. 나는 내가 뒤를 돌아보았을 때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냐고 물으면 싫다고 할 정도로 지금 이 현재 순간에 집중하고 싶다. 한 학기 등록금을 6개월내내 잊을 수 없는 나로서는 내 신용등급에 무리가는 일 없이 다음 학기를 이수하는 일 자체만으로 버겁다. 나의 수준은 아직 이 정도다. 그래서 나의 꿈들은 멀리 있기보다는 가까이 있고, 취직보다는 졸업이고, 졸업보다는 1학기를 어떻게 나답게 채워갈까 하는 고민이며 성큼 다가온 중간고사에서 내가 만족할 만한 최선의 성과를 내는 것이다.

 

      나는 미래를 생각할 여유도 없고 이리저리 잴 논리력도 부족하다. 나는 그렇게 재면서 불안해하는 것보다 내가 낼수 있는 현재의 결과와 과정에 집중할 것이다. 어차피 꿈은 나를 반영하는 것이므로 내 손에 넣을 수 있는 것들을 차례로 획득하고 난 다음에는 지금과 또다른 꿈들이 나를 이끌 것이다.

 

      꿈이라는 이름으로 진로를 너무 강요해서 숨이 턱턱 막히지만 꿈이라는 넓은 의미에는 당신이 생각하지 못한 꿈들도 많다. 나와 같이 현재에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꿈들이든 핑크가 말한 현재의 멋진 실수들로부터 배운 자산들이든 팔레스타인 소년의 친구들과 즐겁게 놀 수 있는 꿈이든 꿈은 매우 넓고 다양하다. 강요하는 꿈의 좁은 통로에서 당신이 괴로워하기를 그만두고 넓은 견해로 자신을 바라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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