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s

>>
Book Reviews
>
고전, 대중문화를 엿보다
저자/역자
오세정
출판사명
이숲 2010
출판년도
2010
독서시작일
2013년 04월 05일
독서종료일
2013년 04월 05일
서평작성자
**

Contents

처음 책을 접했을 때는 거부감부터 들었다. 책 자체가 두꺼울 뿐만 아니라, 책의 표지가 고전문학의 표지라고 생각될 만큼 채도가 낮고 독자로 하여금 흥미를 끌지 못하게 하는 디자인이였기 때문이다. 책 내부 재질 또한 종이가 두껍고 색이 누런게 오래되어 보이는 것이 90년도에 나온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내용에서 최근에 나왔다고 볼 수 있는 영화나 만화를 예로 들어서 발행년도를 찾아보니 2010이었다. 2~3년 밖에 안 지난 책을 몇 십 년은 되어보이게 만드는 책의 디자인에 나는 깜짝 놀랐다.


 


책에 거부감이 들도록 하는 요소는 또 하나 더 있다. 목차를 펴서 보면 제일 처음 보이는 1부의 제목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나인가?’하는 철학적 내용을 연상시키는 어려운 문장이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어려운 고전에 철학적 내용까지 더한다면 누구라도 읽기 싫을 것이다.


 


도전하기 꺼려지는 것을 참고 책을 펴서 읽다보면 반전이 있다. 표지와 목차와는 다르게 내용은 일상적이며, 이해하기 쉽고 재밌다는 것이다. 고전이라는 장르를 쉽고 재밌게 풀이해 새로운 정보를 알 수 있었으며, 우리가 즐기는 영화나 드라마와 고전의 내용을 비교해 지금도 예전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경국지색과 홍길동전 이야기다. 경국지색은 나라를 멸망시킬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을 지칭하는 말이다. 중국 역사에서 손꼽히는 경국지색 여성은 하나라의 말희, 은나라의 달기, 주나라의 포사 등이 있다. 그녀들은 미인이며, 각 나라의 마지막 임금의 여자이고, 임금의 총애를 등에 업고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는 공통점이 있다. 저자는 왕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예쁜 여자가 마지막 임금에서만 나타난 것에 의문을 품는다. 그리고 그 이유를 국가가 패망한 책임을 임금을 홀린 여성들에게 돌려 그 책임을 면제받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또한 홍길동전의 홍길동에게는 평화로운 섬 율도국을 침범해 자신의 나라로 삼고 조선의 속국으로 만든 약탈자라고 설명한다. 조선의 간섭 없이 평화로운 삶을 살던 율도국의 왕조와 백성들은 홍길동에 의해 왕조가 없어지고 조선의 문화를 강제적으로 받아들여야 햇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은 기존의 홍길동에 대한 생각을 뒤바뀌게 하는 놀라운 반전이다. 또, 홍길동전의 저자가 허균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도 알지 못했던 색다른 내용이다.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중문화를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같은 영상매체에 너무 한정지어서 예를 들었다는 점이다. 또 예로 들었던 문화 콘텐츠들을 책의 제목인 ‘엿보다’처럼 겉핥기로 얕게 설명했다는 것이다.


 


 

Full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