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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수의 꽃
저자/역자
김춘수
출판사명
현대문학 2003
출판년도
2003
독서시작일
2012년 11월 04일
독서종료일
2012년 11월 04일
서평작성자
**

Contents

  몇 일전에 뉴스에서 ‘요즘 아이들의 이름이 중성적이다’라는 주제로 아이에게 인터뷰를 한 것을 보았다. 기자는 한 아이에게 그 아이의 이름이 왜 좋은지 질문했다. 그 아이는 ‘자신의 존재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이름이기 때문에 자신이 있고, 이름이 없다면 아무것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이 좋다’고 하였다. 이 말을 들었을 때 아이는 그저 한 말이었겠지만 상당히 철학적인 메세지가 담긴 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김춘수의 ‘꽃’이 생각났다.


네가 이름을 불러주었기 때문에 나는 있을 수 있다는 것.


  이때 어떤 하나의 기의 즉 실제로 존재하는 실체가 하나로 명명되어지는 기표가 되는 순간에 그것은 의미를 지니게 된다. 즉, 인간이 무언가를 알고 있단건 이름을 붙이고 인식이 가능하고 구분이 가능한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름이라는 것은 ‘단순히 무엇인가’라는 사물의 명명과 ‘있다’라는 인지를 넘어서 그 명명된 대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나타나진다. 더 나아가서 타자가 나 또는 그것의 이름을 불러줌으로써 나 자신이 있게 되고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부모가 처음으로 자식에게 주는 사랑의 표현 또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아니던가.


  누군가의 의미 있는 그 무엇이 되고 싶다는 욕망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랑받는다는 것은 나 자신을 의미 있게 만든다. 그러나 진정으로 해야 할 것은 ‘나 자신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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