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책을 구경하고 있던 중 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책 한권을 발견했다.
내 두 눈은 ‘이 책을 읽으면 당신은 현대적이면서도 교양 있는 사람임’ 을 뽐내듯이 고상한 단어들로 구성된, 다소 심심한 제목으로만 구성된 다른 책들보다는 ‘똘기’로 시작하는 제목에 더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런게 요새 강조되고 있는 남들과 다른 차별화란 건가 생각을 하며 작가의 진정성이 유난히 돋보이는듯한 이 책을 내용도 보지 않고 바로 구입했다.
우리가 흔히 집밖에서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대외용 모습으로 주위를 신경쓰고 서로에게 맞추고 행동하다보니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시간이 별로 없다. 다람쥐 쳇바퀴 굴러가는 식으로 일상을 단조롭게 바라보고 또 그렇게 살아가지않는가. 그런 나날들에 젖어들면 매일 같은 일상 속에서 한 두번은 머릿속에 스칠듯한 일탈에 관한 상상은 한번이라도 실천으로 옮기지도 못한 채 단지 생각으로만 그치겠지.
‘오늘은 뭐 재밌는 거 없나?’ 어제와 똑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이 책은 이런 일상의 반복과 단조로움에 빠져있는 현대인들에게 비웃음을 선사한다.
일탈과도 같은 자극적인 요소에는 흥미가 있지만 스스로 행할 용기가 없는 우리들의 모습과는 달리, 화자는 소소한 사고라도 한번쯤 눈 딱 감고 저질러 볼 수 있는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트렌치 코트 안에 속옷만 착용하고 출근하기 같은 다소 민망하면서도 엽기적인 시도부터 근무 중 술마시기 같은 ‘어? 이런 건 거리면 바로 짤리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대범하면서도 생생한 경험담으로 구성된 이야기가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반복된 일상 속에 지친 나에게 특별한 무언가가 다가오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보다는 이런 따분한 인생이기에 과감해 질 수 있다는 화자가 부럽기도 하고 이런 얘기들이 마음 속 깊이 다가올 만큼 인상적이지 못한 세상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안쓰럽기도 하는 등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하루하루가 무료하다고 느껴질 때,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웃어재끼고 싶을 때 이 책을 품에 살며시 안겨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