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기성찰이라는 종류의 책은 좋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을 빌렸을때 조금 걱정되는 마음이 컸었다. 너무 가르치는 말이 아닐까, 또 이기주의자를 행복하다는 형용사로 제목을 만드는 게 좀 놀랐다.
이 책은 자립심이 부족한 한국인에게 좋은 책이 될것 같았다. 요즘 사랑을 쏟는게 지나쳐서, 커서도 부모의 눈치를 보고 동의를 구하는 자식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게다가 나도 거기에 포함된다. 그래서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는것 같다.
오늘 나는 복수전공 신청을 늦게 알게되어 사정하러 찾아갔었다. 답변은 안된다는 말뿐이었다. 너무 늦었다고 말만을 되풀이 할 뿐이었다. 그런 일이 있고 난뒤에 화를 혼자서 버럭버럭 내면서 도서관을 가는 도중이었다. 꽉 막힌 도서관에 앉아있으면 화가 더 날거 같아서 운동장 벤치에 앉아 행복한 이기주의자를 꺼내들고 책을 읽었다.
1장은 여러 챕터를 아우르는 내용이었지만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생각을 바꿔라 그러면 열릴것이다.’ 란 부분이었다. 화가 나있던 내게는 무척이나 공감이 되고, 화를 풀곳이 필요했던 나는 화풀이를 하듯 쭉쭉 읽어내려갔다.
‘자신의 인생을 가졌거늘 무엇을 더 가지려하는가? 잃게 되어있는 것은 잃는 법이다.’ 웨인 다이어가 인용한 헨리제임스의 사절들에서 나온 문구이다. 내가 복수전공을 하려고 했지만 기회를 날려버렸고, 기회를 날려버린것은 바로 나였고, 부전공이라는 다른 길이 있다면 화를 낼 곳은 이제 없는것이다. 잃게 되어있는 것은 잃는 법이다. 약간은 무기력한 말로도 들릴지 모르지만 사정하러 갔어도 해내지 못했다면 이것은 이제 내가 어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것이다. 해결방법도 없는 일에 화를 내기 보다는 단념하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더욱 노력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몇장을 지나가자 남의 눈을 의식하는 수동적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 나는 복수전공을 신청하려고 할때 영문학과를 신청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남들의식이 강해서 경영학과를 복수전공을 전공할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분명 내가 하고자 하는 바와는 전혀 다른데 완전히 설득당해서 지금도 경영학과를 신청하고 싶어한다. 분명히 좋은 쪽이지만 또 누군가가 다른 과의 좋은 점을 말해준다면 설득당해서 다른 과를 생각할지도 모른다. 웨인 다이어는 주체적인 삶을 살라고 한다.
이기주의자라는 것은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는 사람이었다. 어떻게 보면 같은 사람을 약간은 다른시점으로 말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득을 생각하는것이 아닌 자신의 행복을 위해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사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는 솔직히 이기주의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의 이야기만 하며, 자신이 하고싶은 일만하고, 남은 안중에도 없고, 공동체 생활을 잘 하지 못하며, 분위기를 흐린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생각이 틀려졌다. 그 이기주의자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나 또한 타인에게 맞춰진 내눈을 자신을 향해 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 이야기를 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꼭 하는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게된것이다. 나도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되어 후회없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