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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을 읽다.
Book name
저자/역자
브론테, E.
출판사명
弘盛社 1983
출판년도
1983
독서시작일
2012년 07월 13일
독서종료일
2012년 07월 13일
서평작성자
**

Contents



 
한국제목으로는 폭풍의 언덕, 원서 제목은 워더링 하이츠가 제목이다. 워더링 하이츠는 작품의 주인공들이 뛰놀고 자라온 주택의 이름인데, 폭풍의 언덕이라고 번역한 이유를 작품에서 주는 그 음산하고 우울한 이미지를 반영하려고 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다시 궁금해져서 검색해보니 워더링이 형용사적 의미가 비바람이 불고 음산한, 이라는 뜻이 있었다. 괜히 나혼자 어림짐작하고 오해할 뻔 했다. 꽤 유명한 소설이었는데, 왠지 두께때문에 망설여졌었고 큰 맘먹고 빌려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의 뼈대는 캐서린 언쇼와 히스클리프의 사랑이야기다. 하지만 단순한 이야기는 아니다. 온갖 감정들이 하나의 가지에 뒤엉켜 있는 꼴이다. 사랑, 복수심, 분노, 절망, 증오, 죄스러움, 집념, 광기  등등. 이 책은 워더링 하이츠 근처의 집으로 세들어 살게된 ‘나’가 (지금은 이름을 까먹어 버렸다) 집을 돌봐주는 가정부에게서 이 집과 집주인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 방식으로 펼쳐지는데 모든 이야기는 언쇼 백작이 히스클리프라는 유색인종인 꼬마를 데려오며 시작된다. 본인이 데려왔기에, 백작은 히스클리프를 아끼지만 그 집안의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아니했다. 특히 백작의 아들인 힌드린은 히스클리프를 굉장히 미워한다. 백작이 죽고 난 후, 그를 아껴줄 사람이 없는 히스클리프는 그가 겨우 마음을 의지하던 캐서린 언쇼가 린튼에게 청혼을 받고 결혼하게 되자 떠나버린다. 그 후 굉장한 부자가 되어서 돌아온 히스클리프는 어릴 적 좋아하던 캐서린을 뒤흔들고, 캐서린은 히스클리프를 아끼는 마음과 린튼에 대한 마음이 뒤섞여서 죽고 만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히스클리프는 맘을 추스리지 못하고 그를 괴롭히고 결국 떠나게 만들었던 힌드린과 그를 데리고 가버린 린튼에게 복수를 결심한다. 히스클리프를 좋아했던 린튼의 동생 이사벨라 사이에서 낳은 멍청한 아들을 캐서린과 린튼의 딸인 캐서린과 결혼시키고자 한거다. 그것도 아주 추악한 방법으로.

단순히 그 동네의 분위기가 음산하고 우울하기 때문이 아니라, 글 전체가 아주 우울하고 괴롭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는 읽는 내내 너무 화가나고 더럽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누군가는 이 책을 보고 비극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내가 보기엔 그냥 미쳐버린 히스클리프의 광기에 대한 책이다. 자신이 사랑한 이의 딸과 자신의 아들을 결혼시키는 목적은 이도 저도 아닌, 사랑한 이의 남편을 괴롭히기 위해서. 그 방법 또한 정말 추악하다. 병약한 아들에게 동정심을 갖는 캐서린을 이용해 강제로 납치하고 결혼시켜버리는 거다. 한 사람의 복수심이 한 집안을, 한 가정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를 무섭게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마지막엔 그래도 힌드린의 아들이었던 헤어튼과 딸 캐서린이 서로 마음이 맞으며 히스클리프가 없는 워더링 하이츠에서 잘 지낸다는 이야기로 끝을 내린다. 하지만 이 소설 내내, 책 전체에서 뿜어내는 증오, 광기, 집착 같은 감정들은 정말 무서웠다. 이 소설이 처음 발표되었을 땐 굉장히 평이 안좋았다고 하던데, 누구라도 이런 우울한 내용을 처음 접한다면 좋은 평은 내리지 못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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