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음악을 들으면서 하늘을 보거나 창밖에 있는 작은 화분들을 보며 또 화분을 키우면서 자연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때론 느끼기도 한다. 평소에도 자연을 좋아하며 식물이나 공원에 가는 것을 즐겨하는 편이라 여행에 대한 의미도 남다른 면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그 숲, 그 섬에 어떻게 오시렵니까’ 라는 책은 나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내가 아직 가지 못하는 곳이나 가고 싶은 곳을 드려다 볼 수 있기에 마치 어릴 적 친구의 일기장을 몰래 들여다보는 느낌까지 들었다. 국립공원은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이 책은 마치 내가 가벼운 가방하나를 메고 자연의 길을 걸으면서 조용한 숲속 길을 새의 지적임과 바람이 불 때마다 들려오는 나무들의 소리들이 내 친구가 된 기분으로 난 여행을 떠났다. 이 책은 말 그대로 느낌 있는 국립공원의 탐방기를 생생하게 나에게 전해준다. 또한 자연 생태계나 생태계의 멸종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도 없었지만 이 책을 읽어가면서 보전과 보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준다. 자연은 인간에게, 인간은 자연에게 목록에서 처음에 만나본 친구는 지리산에 사는 곰이다. 곰이라하면 미련하고 둔하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사실 곰은 미련하지도 않고 지혜로운 곰이라 는걸 보여준다. 하지만 이 영리한 곰은 한반도에서 거의 멸종이 되었다고 알려졌는데 다행히도 지리산에는 20 마리가 넘게 살고 있다고 한다. 또한 반가운 소식은 지금 지리산에서는 반달곰 복원사업이 한창이라는 것이다. 지리산이란 지혜로운 이인이 많이 살다고 하여, 또는 이 산에 들어오면 지혜가 남달라진다하여 이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산 하나에도 우리의 숨겨진 뜻이 스며들었음을 엿볼 수 있다. 자연과 사람은 닮았다고 생각도 들지만 다른 점도 있다. 바로 이 반달곰 복원사업이라는 것에서이다. 이 작업은 곰을 위해 무엇을 한다는 점보다는 곰일 자연에 적응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모든 것을 자기에게 맞추며 살아간다. 하지만 생태계와 동식물들은 자기가 스스로 적응을 하며 사는 것이다. 이점에서도 분명 우리가 얻는 점이 있다. 자연은 저 홀로 있어도 아름답다 편에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들이 나온다. 나무를 덮은 눈은 내가 보기엔 마치 부드러운 생크림이 녹아내리는 느낌이었다. 여기서는 덕유산이 나오는데 이 산은 본래 광여산이었다. 임진왜란 때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 왜군을 피래 이곳에 숨었고 애군들이 지나갈 때마다 짙은 안개가 드리워져 산속에 있는 사람들을 보지 못하고 지나쳐서 이 덕분에 위기를 잘 넘길 수 있다고 하여 이산처럼 덕이 있고 여유가 있다고 해서 덕유산이란 이름으로 불리였다는 재미있는 스토리까지 담고 있다. 그리고 역사공부를 하는 느낌에 재미가 쏠쏠하다. 겨울 덕유산에 내린 눈들의 사진도 있는데 정말 생생하여 당장이라도 가고 싶은 맘이었다. 하늘에서는 자연스레 눈이 내린 거지만 마치 정교하게 그림을 그리는 듯한 황홀함 그 자체였다. 임진왜란뿐 아니라 이산은 유난히 전쟁과 다툼의 상처가 깊은 것을 알고 마음 한구석이 왠지 찡했다. 이 책에서는 나무들이 많이 소개되는데 이를 통해서 우우리는 배우고 느끼는 것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립공원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국가가 보호해야한다는 것만큼 중요한 가치가 가진 점이 무엇이고 그 가치들은 하나하나 여행을 통해 전달한다. 반달가슴곰, 철새 같은 야생동물도 있고, 자연생태계와 산성 등 문화유적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여기서 오래 거주하신 분의 멘트까지 담겨있기에 더 진솔한 얘기를 들을 수 있다. 국립공원의 안내와 우리가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도 센스 있게 따로 마련되어있어서 지루하지도 않고 좋은 여행의 지침서 같은 책이라 볼 수 있다. 좋은 여행이랑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추억의 여행이나 혼자만의 생각 시간의 갖은 소중한 여행이 아닌 자연과 하나가 되는 자연속의 여행…
누군가가 무턱대고 우리는 생태계를 지켜야해 라고 한다면 바로 귀를 기우릴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자연 여행지를 소개하면서 아름다운 풍경과 생생한 자연의 숨소리를 보여주며 생태계를 지켜야하는 마음을 들 수 있게 해준다면 강요가 아닌 진심의 마음에서 우리는 자연을 느끼며 소중함을 알게 된다. 이 책이 보물이라면 보물 속에 빛나는 진주는 바로 그것이다. 자연의 숨소리와 우리의 발자취를 느껴 볼 수 있는 그 숲, 그 섬에 한번 놀러오지 않으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