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고 싶었다. 오싹한 공포라던가 스릴러 느낌이 나는 책을 찾고 있었는데, 쇼생크 탈출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에게는 영화로 널리 알려진 쇼생크 탈출이 스티븐 킹 원작 이었다니! 놀라움에 당장 책을 빌렸다. 책 뒷 표지에는 스티븐 킹의 후기 중 일부가 실려있다. ‘내가 오로지 공포 소설만을 쓰느냐고? 여러분이 이 책에 실린 이야기를 읽었다면 이미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아시리라.’ 사실이다. 그는 공포 소설만을 쓰지 않은 작가였다.
이 책에는 스티븐 킹의 ‘사계’중 봄에 해당하는 쇼생크 탈출과 여름에 해당하는 우등생이 실려있다. 봄과 쇼생크 탈출은 뭔가 희망을 가진다는 의미에서 이해할 수 있었지만, 아직 여름과 우등생의 연관성은 잘 모르겠다.
쇼생크 탈출은 쇼생크란 감옥에 무고하게 수감된 앤디 듀프레인의 수감생활과 그 이후를 레드라 불리는 인물을 통해 서술한다. 영화도 굉장히 재미나고 좋은 영화로 알려져있는데, 책으로 읽으니 그 느낌이 더 했다.
우등생은 우연히 나치 수용소에 대한 잡지를 읽고 그에 관한 호기심을 갖게 된 토드라는 소년이 나치 전범자이면서 숨어 살던 듀셀러를 찾아가 기묘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는 소설이다. 개인적으로 우등생은 읽는 내내 굉장히 불쾌했다. 학살의 증언들, 이후 소년과 전범이 갖게 되는 지배와 학대에 대한 욕망 그런 것들 때문이다.
책의 주제나 흐름에 크게 관련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들을 옮긴다.
우리 같은 인간은 제3의 선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야. 순결 만을 관철하지도 않고, 헤로인이나 더러운 물건에 흠뻑 잠기지도 않는 다른 한 길, 그것은 대부분의 세상의 어른들이 선택하는 길이야. 욕심에 눈이 어두워져 진창에 빠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고, 두 가지의 악 가운데에 보다 작은 것을 골라 자기의 선의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며 살아가지. 그런데 자기가 어느 정도 잘 해나가는지는 아마도 이걸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밤에 얼마나 편하게 잘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떤 꿈을 꾸는지. – 쇼생크탈출, 77p.
아무도 행복하게 죽을 수는 없지만 잘 죽을 수는 있다. – 우등생, 30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