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팔라닉이란 작가를 알게 되고 두번째로 고른 책, 질식. 진작 희망도서 신청을 해서 도서관에 도착은 해있었는데, 시험기간이다 뭐다 하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의대를 중퇴하고 박물관에서 재연배우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 빅터는 섹스 중독에 빠져 있다. 그리고 매일매일 본인이 가보지 못한 레스토랑을 찾아가, 음식을 먹다가 질식사 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그 레스토랑의 손님 혹은 직원에게 영웅이 되는 상황을 연출한다. 자신의 질식사 연극이 타인에게 새로운 삶을 살아갈 하나의 의미가 된다거나, 평생의 자랑거리가 되어 그를 도와주고 있다는 자긍심에 빠져서 산다. 그에겐 돌 모으기 중독에 빠져있는 친구 하나와, 치매에 걸린 어머니, 어머니를 요양시키는 병원에서 만난 여의사 페이지 마셜이 다다.
마지막에 가면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숨어있다. 그의 문체 때문인가. 정말 상상도 못한 반전이라 매우 당황스러웠다. 다른 독자들은 예상할 수 있는 뻔한 스토리였다는 독자도 있는 반면, 난 정말 상상도 못했다.
솔직히 말하면 척 팔라닉 소설은 어렵다. 자장가를 읽은 후, 질식을 읽기 전 그의 신작 ‘랜트’를 읽었는데. 그 난해함은.. 설명할 수가 없다. 도통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에 비하면 질식은 그나마 쉬운 편에 속하지만,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책을 읽으면서는, 질식사 연출을 통해 타인을 영웅으로 만들어 그 영웅에게서 돈을 받아서 생활을 연명해 나가는 주인공이 느끼는 자긍심(타인에게 삶의 의미를 제공했다는)것을 보며 좀 혼란스럽기도 했다. 어쨌거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내 나름의 정리도 없이 서평을 쓴다는게 참 한심한 일이긴 하나, 다음번에 작품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이 글을 다시 읽어보면, 그 갭이 메워질 것 같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