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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꿈꾸자
저자/역자
김영희
출판사명
동아일보사 2010
출판년도
2010
독서시작일
2011년 03월 16일
독서종료일
2011년 03월 16일
서평작성자
**

Contents

지금의 이런 내 노력이 과연 성과를 이루어질까 불안한 마음으로 방황과 다짐을 반복하며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으로, 이 책을 읽는 모두가 조금이나마 마음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래보며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저자는 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 밑에서 9남매 중 막내로 자라났다. 당시만 해도 ‘여자가 무슨 공부냐’며 학교는 헛된 꿈이라 여기며 집안일과 농사에 일손을 더해야 했지만, 저자의 부모님은 9남매 모두가 평등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부모님의 영향 덕분이었던지, 그녀는 9남매가 커갈수록 기울어가는 집안 사정을 알기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공무원으로 일하면서도 공부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또한 머나먼 타지인 독일에서도 간호사들의 무시와 거구의 장정들을 몇번이고 들었다 놔야 하는 고된 노동에도 더욱 이를 악물고 공부에 임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그녀는 600년 전통의 쾰른대학에 입학함은 물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함과 동시에 대학원 진학 후 박사 학위까지 취득하게 된다. 신이 주신 기회였는지 그녀가 박사 학위를 취득할 당시는 독일이 통일된 직후였고,  외교통상부에서는 독일 전문가를 모집했다. 그녀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국 1등 서기관 등을 거쳐 세르비아대사로까지 활동하게 된다.


 


그녀의 이러한 성공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 그녀가 대개의 사람들처럼 유복한 집안의 자녀도 아니고, 뛰어난 재능이 있었던 것도 아니며, 학벌이 좋았던 것도 아닌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늘 자신의 미래를 위해 수많은 장애물과 환경들에 맞서 싸웠다.


 


그녀에게도 지금의 우리와 같은 방황과 깊은 고민들, 불안감들이 찾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당당히 그것들을 이겨냈다. 어쩌면 그녀는 이러한 방황과 고민, 불안감들에 소모될 에너지들까지 아껴 성공을 위해 달렸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이런 이야기를 읽어가다보면 내가 겪고 있는 불안감과 방황들이 부질없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문 중에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어떤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어쩌면 이러한 확신이 그녀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는지도 모른다. 시작도 해보기 전에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감에 휩싸여 망설이는 사이 기회도, 성공도 모두 멀어져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은 그녀가 세계를 자신의 무대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처음부터 세계를 무대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사람은 아니었다. 그저 지도를 좋아하는 소녀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그녀에게 ‘독일 간호조무사’라는 무대가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것도 처음엔 그녀가 아닌 그녀의 친구가 가려고 한다는 소식만 들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소식을 듣고 친구를 응원하고 배웅한 것이 아니라, 당시로서는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야만 했던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과감히 버리고 자신 역시 떠났다.


누구든 꿈꾸는 일들은 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형태로든 다가왔을 때, 내 일이 아니라고 여기거나 기존의 환경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부담감과 두려움에 다음 기회로 미루거나 포기한다. 기회는 다시 올 수도 있지만, 자신이 생각했던 형태의 기회가 아니더라도 과감히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녀의 이러한 과감한 선택이 그녀의 삶을 바꾸었다. 또한 그녀는 독일 간호조무사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을 계속 계발하여 세르비아라는 새로운 무대로도 나아갔다. 새로운 환경에도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가는 그녀를 진심으로 닮고 싶다.


 


그녀의 성공비결을 하나 더 꼽자면, 그녀의 인간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녀의 이러한 인간관계는 그녀가 뛰어나게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기보다는 다른 나라의 문화와 역사, 예술 등에 대해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사람들과 풍부한 대화를 나누고, 자신이 직접 모임을 만드는 등의 노력을 통해 만들어졌다. 가끔 대사관 사택에서는 각 나라의 대사들이 가끔 모이는데, 그녀의 사택이 가장 사람들로 붐빈다고 한다. 동양의 작은 여자가 모임의 중심이 되기까지 그녀가 얼마나 노력했으며, 사람과의 관계를 얼마나 소중히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러한 그녀의 인간관계는 그녀가 곤란한 상황에 처했을 때에도 빛을 발하며, 그녀의 삶이 삭막하지 않도록 한다. 이 또한 부끄러워하며, 걸어오는 말에 수동적으로 대답만 하는 소극적 태도가 아닌 적극적인 그녀의 삶의 태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3번째 여성 대사라는 그녀는, 우리나라에는 아직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힘이 되어준다. 노력하면 가능하다는 걸 삶 전체를 통해 보여주기 때문이다. 내가 책을 통해 마주한 그녀는 누구보다 강하다. 과감히 자신의 환경을 벗어나 떠날 수 있는 용기와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감, 성공하기까지의 노력, 사람을 소중히 할 줄 아는 마음까지…간호원들과 의사들에게 무시받기 일쑤인 간호보조원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해 세계 곳곳에서 우리나라를 빛내고 있는 그녀를 만날 수 있었던 이 책에 고마움마저 느껴진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외교관으로서의 임무를 멋지게 해내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느껴지는 가슴 뭉클함에 틈틈히 읽으면서도 즐거웠다. 내가 소개하지 못한 부분들 중에 그녀의 멋진 대사로서의 활약상들을 많은 사람들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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