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선(필명인가?), 전아름, 박연. 이 세명이 ‘젊음’에 속하면서도 각자 나름의 ‘성과’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하고, 이를 토대로 책으로 엮어 놓았다. 붕가붕가레코드의 대표인 곰사장과 블로그에서 활발히 활동중인 박가분, 인디고서원 팀장 박용준의 인터뷰가 그 중에서도 흥미로운 얘기를 많이 해주고 있다. 중앙에 편중된 다양한 것들(정치, 문화, 예술 전반적인)에 대한 일종의 반기를 표방하고 있는 모습이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면서, 그들의 추진력과 노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필자들의 방식이다. 젊음의 코드를 내세워 20대가 할 수 있는, 혹은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그들의 탐색작업들은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되바라지진 걸까? 아니면 그런 척을 하는걸까? ’20대 개새끼론’이라는 이 시대의 20대의 정치적 무관심에 대한 우려를 너무나 의식하고 있다. 다시말해 자신들이 ‘정치에 관심이 있다(그것도 아주)’는 어필이 너무나 강하게 보인다. 앞서의 인터뷰이들이 흥미로운 얘기를 하려는 찰나가 간혹 보인다. 하지만 인터뷰어들은 그것들을 좀 더 생산적이게 끌어들이지 못하고, 정치적 색깔론으로 갈라버리길 주저하지 않는다. 무슨 말을 하면 “좌파지식인이시네요”, “반신경제주의적이시군요”같은 어줍짢은 어휘력을 구사해 그들의 작업을 단순화시켜버린다.
또한 자신들이 서울 소재의 대학생이라는 타이틀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 인터뷰이의 대부분은 명문대 출신이였고, 인터뷰에서는 명문대 출신이라는 정체성을 끝없이 환기시키려한다.(의도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뷰어들의 근간에 중앙중심적인 의식이 깔려있음은 분명하다)
박가분의 경우 새로운 정치적 주체가 한국 정치의 당파싸움에 함몰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정치적 색깔로 ‘진보다’라고, 곰사장의 경우도 홍대중심적인 문화공간에 비판하고 레코드회사의 수익을 필요에 따라 분배한다고 말하지만 이를 ‘사회주의적 시스템’이라고, 박용준의 경우에도 지역의 인문학공간을 계속 명문대와 관련시켜 규정하려든다. 인터뷰라는게 자신에게 편한식으로 몰아가려고 한다면 왜 굳이 인터뷰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차라리 언론에 비춰진 기사 몇개를 스크랩해서 자신의 방식대로 그들을 재단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이십대의 문제는 너무나 기성세대의 비난들에 의식하고 있기에 생겨난 것도 분명히 있다. 이 글의 필자들처럼 기저에 그 의식들을 깔아버린다면, 겉보기에 자신들의 새로움에 대해 자랑스러워 하는듯 보일지라도 오히려 더욱 기성의 논리에 빠져드는 셈이 된다.
이 책에서 얻은 것은, 요즘의 ‘젊은것들’이 어떤 노력들을 하는가 이지 그 이상의 것은 아무것도 얻을 수가 없었다. 안타깝게도 출판사는 필자들을 ‘제대로’ 잘못 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