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처음 나오고 난 후로 거의 10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야 읽게 되었지만, 이렇게 작가가 던지는 예민한 화두에 대부분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씁쓸했다. 그 것은 우리들의 대한민국이 10년 전에 비해 달라진 것이 별로 없음을, 여전히 문제가 남아있음을 말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외부인으로서 바라본 객관적인 시각은 물론 외부인이자, 외국인이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지도 모르지만, 이러한 화두와 반성이 왜 그 전부터 우리 스스로 나오지 못했는가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오래전부터 우리의 무의식을 규정하고 있는 심어진 의식들을 필자는 거침없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지적한다.
여전히 민감한 화두로 남아있는 문제들도 있고, 나도 느끼지 못했던, 어쩌면 당연하게 생각했었던 부분이 사회의 지배층의 필요에 의해 당연시 되어왔다는 것이 놀라웠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부르짖는 그 이면에 숨겨져 있던 파쇼즘적 사고가 충격적이었다.
책장은 쉽게 넘어갔지만 결코 쉽게 덮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