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엄마”라는 단어를 부르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존재이다. 하루에 수십 번은 더 넘게 엄마를 부른다. 아마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엄마”를 부른 횟수만 따진다고 해도 내가 지금까지 먹은 끼니 횟수보다도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엄마는 우리에게 소중한 존재이다. 엄마는 우리의 스승이고, 우리의 기둥이고, 우리의 기쁨이다. 어쩌다 엄마가 하루라도 자리를 비우시기라도 하면 그 빈자리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엄마는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요리도 하는 등 못 하시는게 없는 만능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엄마에게도 엄마 나름의 삶이 있고, 엄마에게도 우리처럼 조그마했던 어릴 적이 있었다는 사실, 혹은 엄마도 한때 예쁜 처녀였다는 사실을 자꾸 까먹거나 아예 그런 생각조차 떠올리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책 “엄마를 부탁해”의 가족들도 같은 상황다. 엄마는 뭐든지 다 해주시고 뭐든지 다 챙겨주시는 만능이라고 생각한다. 엄마에게도 감정이라는 것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엄마의 감정을 모른척한다. 엄마가 평소에 하시는 행동이나 버릇을 한 번도 자세히, 혹은 관심있게 지켜본 적도 없다. 자신들이 어렸을 때 엄마가 해주셨던 많은 것들을 커가면서 당연하다는 듯 잊어버린다. 모두 자신의 일을 핑계 삼아 부모님을 찾아뵙지도 않는다. 남매들은 엄마를 역에서 잃어버렸을 때도 서로에게 책임을 돌려버린다. 아무도 엄마를 마중 나가지 않았었다. 엄마와 함께 역에 있던 아빠마저도 자신의 걸음만 걷고 뒤에서 힘들게 겨우겨우 따라가는 아내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두 그 때 이렇게 생각한다.
“에이, 엄마가 그 정도도 못 찾아오시겠어? 몇 번 와보셨으니까 알아서 찾아오시겠지. 아니면 누구 한 명이 나가서 마중하겠지. 나는 바쁘니까.” 엄마를 부탁해. 정말 짧고도 짧은 이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들의 엄마를 가슴에 새기고 사랑해야겠다고 다짐하게 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