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
중에서 숙자와 아빠가 철길 위에 앉아 얘기하는 장면이나 김명희 선생님이 명환이의 아픔을 듣는 부분은 너무 슬펐다. 타인의 고통에 귀를
기울일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기엔, 이들에겐 가난은 창피한 게 아니라 다만 조금 불편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내가 그 시절을 아름답게 볼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겐 희망이 있고 멋진 꿈도 있기 때문이다. 어렵던 시절 괭이부리말은 가난에 찌든
이들의 삶의 휴식처였다. 굴과 조개 껍데기로 매운 땅에! 판자로 집을 지어 만든 동네. 가난한 이들의 보금자리가 되어버린 그곳을 사람들은
늘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가난이란 것이 어쩔 수 없던 것처럼 그들도 그렇게 그 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