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시에 대해 말한다. 어려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재미없어. 보통의 독자에게 시집은 멀리 있다. 얇은 두께는 슬쩍 보고도 못 본 척, 피하기에 딱 좋다. 스물 아홉인 황인찬은 등단한 지 6년 차 시인이다. 젊었고, 젊고, 젊음을 쓰고 있다. 서점에는 자기계발서가 판을 친다. 다들 청춘을 빨리 이겨내는 방법을 얘기한다. 시집은 청춘의 감정을 찬찬히 살피고, 천천히 항유하는 방법을 얘기한다. 언어에는 결이 있다. 이 시집은 그것을 한 번도 접하지 못한 이가 그것을 느껴 볼, 아주 좋은 기회이다. 에어컨이 기분 좋게 윙윙대는 도서관에서 시집을 펼쳐 보라.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감정의 세계가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