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고는 주인공이 3명인 옴니버스 구성인줄 알았다. ‘소매치기’를 뜻하는 단어 [쓰리] 우리가 쓰는 은어답게 내용도 쓰리꾼으로서의 니시무라를 잘 그려내고 있다. 천재적인 쓰리꾼답게 그의 작업내용이 상세하게 묘사되어있어, 소매치기하는 장면이 스크린 가득 내 눈 앞에 그려지는 듯 하다. 스크린 가득 손가락의 움직임과 주머니만 나와서 그 작은 흔들림까지도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어려서의 기억이 아픈 니시무라. 자신의 어린시절을 투영해 보게되는 마트에서 만난 소년. 자신의 절친 이시카를 죽음으로 몰았던 사건에 연루되었던 일로, 다시 기자키의 일을 맡게되고… 자신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는 상황에서 소년을 바르게 인도하려는 책임감으로 자신의 기술을 보여주고, 소년의 엄마와 밤을 보내고, 많은 돈을 주게된다. 그는 항상 고독하고, 사는 이유를 모르지만 있는 자들의 주머니만을 노리면서, 또 치한들의 주머니를 털면서 나름 아름답게 그려진다. 기자키의 니시무라에게 해주는 이야기들은 자신의 권력을 내보이려는 자만심의 표현이다. 그런 표현으로 기자키는 자신의 우월을 보이려하고, 니시무라를 어쩔 수 없게 기자키가 시키는 모든 일에 열심히 하게끔 만든다. 말을 듣던지, 죽음을 택하던지… 항상 정치는 추리소설과 액션에서 빠질 수 없는 걸까? 이 책에서도 정치인들이 등장하고, 그들로 인해 이야기는 소재를 찾는다. 그런 추잡함 속에서 마지막 순수를 간직한 소년은 니시무라의 인도로 인해 새삶을 찾게 되는 건지… 기자키는 어떤 이유로 이시카를 죽음으로 내몰고 니시무라를 괴롭히는 건지… 그렇다면 니시무라의 마지막은? 어두운 이야기이지만, 뭔가 궁금하게 만들고 가슴 따뜻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이 책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