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피엔스라는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구절은 맨 마지막 챕터 20장의 “호모 사피엔스는 모든 생명체를 지배하는 물리적인 힘, 화학반응, 자연선택 과정에 종속된다. 사피엔스는 아무리 많은 것을 이룩하더라도 생물학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한 스스로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21세기의 호모 사피엔스는 자연선택의 법칙을 깨고 스스로 한계를 초월하고 있다”라는 구절이다. 제법 긴내용이지만 인간의 역사에 있어서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21세기 인간이 생물학적인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느 것은 호모사피엔스로서의 탈피와 새로운 시대를 연다는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처음 존재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여러가지 한계를 극복하고 이 시대까지 존재해 왔다. 호모 사피엔스는 '인지 혁명'을 통한 자유로운 의사소통, '상상의 질서'를 통한 도구의 개발과 협력이 가능하게 되었고 이 두가지 능력을 바탕으로 농업혁명, 과학형명을 이루어내며 현재에 이르러서 자유와 자본을 바탕으로 상상하는 무엇이든 현실로 실현하는것이 거의 가능하게 되었다. 호모 사피엔스의 과학혁명의 최종목적은 자연의 섭리를 넘어서는 '길가메시 프로젝트'를 완성시키는 것이다. '길가메시 프로젝트'란 인간의 영생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현재 프로젝트의 완성을 위해 유전자 조작을 위한 생물개조, 동물복제, 줄기세포 연구를 통한 세포재생, 인공장기와 기관 개발, 로봇의 개발등으로 '길가메시 프로젝트'를 위한 여러 디딤돌로서 개발되어지고 있다.
인간은 일반적으로 생존의 욕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명에 긍정적이고 죽음에 부정적인 관점을 가지고 죽음을 회피하려 노력한다. 자연의 섭리 안에서 생명을 늘리고 좀 더 오래 살아가는 것은 한 종족으로서 진화이자 발전이다. 그러나 '길가메시 프로젝트'를 통한 '불사'는 더이상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연의 일부라고는 할 수 없는 새로운 존재가 되어버린다. 우리는 이 존재를 '사이보그' 혹은 '인조인간' 혹은 '로봇 생명체'이라고 명명 할 수 있을 것이다. '불사'이기에 영원히 존재하지만 존재의의가 없지만 완전한 존재라는 '신'이라고 칭하기에는 전지하지 못하며 전능하지도 못하다. 자연의 섭리에서 벗어난 '외부인'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영생이 인간의 최종적인 존재목적이자 행복인 것일까? 인간의 행복은 일반적으로 인간의 욕구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무언가의 부재(不在)로서 필요성을 느끼고 그것을 성취할때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며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영생이 가능하게 된다면 전 인류는 '소멸'되지 않고 계속 존재하기 때문에 발전의 필요성과 진화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할것이고 존재의의조차 사라져 버릴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길가메시 프로젝트'란 인간의 최종목적이 아닌 인류라는 종족을 포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현재 좀 더 발전한 모습을 위해 혹은 좀 더 완전한 모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한다. 그러나 인간은 새로운 기술이나 힘을 얻는것에는 익숙하지만 이것을 활용하여 모두가 행복을 이루는 것에는 많이 서툰면이 보인다. 결론적으로 '길가메시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낟고 해도 인간이 영원히 행복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과학과 철학을 접목시켜 정신적인 힘을 기르고 사회적 발전을 통하여 전인류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살아가면서 자연의 섭리 속에서 나아가고 발전하는 것이 전인류의 행복을 위한 길일 것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