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쓰기

>>
서평쓰기
>
방안의 나
저자/역자
Kafka, Franz,
출판사명
민음사 1998
출판년도
1998
독서시작일
2016년 07월 11일
독서종료일
2016년 07월 11일
서평작성자
**

서평내용

방학이 시작되었다. 자기 위해 집에 갔던 시간들에서 벗어나 상당히 많은 시간을 방안에서 보내고 있다. 방안에서 느낄 수 있는 집안의 분위기와 가족들의 움직임들은 가끔 웃기고 가끔 무섭다. 가족들을 대면해 밥 먹고 이야기하는 것과 다른 감각이다.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 역시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자발적인 휴식인 반면 그는 끔찍한 모습으로 변해서 가지게 된 비자발적인 쉼이지만 나는 그 감각들을 상당히 공감하며 책을 읽어내려갔다.

 

방안에서 느끼는 가족들은 먼저 소리로 다가온다. 건넛방 할아버지는 티비를 항상 최대로 틀어놓는다. 그는 자면서도 티비를 틀어놓기 때문에 그의 존재는 티비소리로 대신한다. 그가 밖에 나갈 때 들리는 침묵의 시계소리가 요상한 적막감을 준다. 현관문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 문이 열리는 소리, 터벅거리는 발걸음 소리, 나를 찾는 소리. 이내 자는가보네 하는 소리. 부모님의 대화 소리. 나는 침묵으로 소리들을 빨아들인다. 어쩌면 그것은 꿈의 연장인지도 모른다.

 

가족이라고 언제나 친근할 수 없고, 모든 걸 받아들일 수 없다. 내가 집에 없는 존재로 잠든 존재로 변했을 때 나는 낮의 새와 밤의 쥐가 된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더욱 그런 소리를 듣는 걸 즐겼다. 내가 그레고르와 같이 변한 듯 더욱 숨죽이며 방문을 잠궜다. 그리고 역시 떠나야겠단 생각을 했다. 그레고르가 떠난 것은 마냥 절망적이지 않다. 가족을 벗어난 삶을 바라본다.

전체 메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