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한창 이 책의 열풍이 불었을 때 읽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의 나는 무언가를 사면 항상 자랑을 해서 한 친구에게 너는 또 자랑하냐는 식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이게 나의 열등감과 관련되어있다는 것을 깨달았었고 고치려고 노력을 했었다. 또한 나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지만 나를 미워하는 친구가 있었고, 모든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우울했던 적이 있었는데 ‘미움받을 용기‘라는 이 책의 제목에서 나름대로 위로를 받았었다. 제목 이야기가 말이 나와서 이야기 하자면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가장 큰 이유가 누구나 관심을 가질 만한 제목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그 시절의 나는 친구가 잘되는 것을 좋은 마음으로 응원해주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이런 마음가짐의 이유도 책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 인간관계를 일종의 경쟁으로 보고 친구의 성공을 나의 패배로 바라본다는 것이었다. 사실, 자랑함으로 나의 열등감을 감추지 않는 것과 모든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잘 실천중이지만 아직도 남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복해 주기는 어려운 것 같다. 지금 와서 이 책을 읽으니 예전과 인상 깊게 다가오는 부분이 달라져서 놀랍다. 그만큼 나의 고민주제도 달라지고 인간관계가 발전했다는 이야기겠지. “내가 나를 위해 내 인생을 살지 않으면 대체 누가 나를 위해 살아준단 말인가 ?” 책에서 제일 마음에 든 한 줄이다. 요즘 나는 지금까지 부모님이나 친구의 이야기에 흔들리고 타인의 인정과 칭찬을 갈구하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드는데 가장 중요한 나 자신을 잠깐 잊지 않았나 싶다. 나만이 나 자신에게 가치를 부여할 수 있으며 남의 과제와 나의 과제를 분리해서 바라보기. 마음에 새겨야겠다.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이 말도 정말 공감이 갔다. 인간관계란 참으로 역설적이다. 인간관계가 없는, 홀로 사는 세상이면 나는 외로움에 견디지 못할 것이고 그렇다고 한 명의 인간이라도 함께하게 되면 인간관계가 시작되어 신경을 쓸 것이 많아지니까. 즉 인간관계가 없으면 살 수가 없어서(나의 존재 의미가 없어서) 꼭 필요하지만, 이 인간관계가 나에게 많은 생각과 아픔을 가져다준다는 것. 이 책은 마지막에서 과거와 미래에 얽매이지 말고 ‘지금, 여기‘를 살 것을 강조한다. 나는 아무래도 미래보다는 과거에 종속되는 편인데 과거와 미래에 영향을 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이러한 종류의 책은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부분은 받아들이고 아닌 부분은 그냥 흘려보면 되지 굳이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이런 점을 못 고칠까’ 이런 자괴감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3년 만에 다시 읽었지만 나의 생각과 느낌이 많이 바뀐 것처럼, 3년 뒤에 혹은 10년 뒤에 이 책을 읽으면 어떤 의미로 다가오고 여기서 어떤 교훈을 얻어 나의 삶을 돌아볼지 상당히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