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그냥 제목부터 끌렸기 때문이다. 책의 저자는 철학을 공부하다가 자퇴를 하고 다시 의과대학에 입학하여 뇌 의학을 전문으로 하는 정신과 의사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책의 전반부는 마치 심리학 전공서적을 읽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이 책은 현대 사회에서 회피형 인간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과 그것은 사실문제가 아니며 인간의 자연스러운 모습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려 준다. 또한 책의 후반부에는 이러한 회피형 인간이 않을 생각이지만 20대 후반에 접어든 지금의 나는 비혼 주의자가 되었다. 내 인생을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고 사회적 커리어를 쌓아 나가는 것이 결혼보다 더 중요하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결혼이라는 테두리 안에 갇히는 것보다 자유로운 연애를 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의 마지막 연애는 이러한 견해의 차이 때문에 끝이 났었다.
연인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대인 관계에서도 지나간 인연에 대해 그다지 미련을 두지 않는 편이다. 물론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의 노력은 하겠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면 가차 없이 끊어버린다. 굳이 풀리지도 않을 인연에 집착하여 스트레스를 받는 게 싫기 때문이다.
어릴 적 어른들이 하던 말이 머릿속을 스치는데, 사회에 나가 마음이 맞는 진정한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정말 힘들다는 것이다. 그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성인이 되어 세상에 나와보니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몸소 깨닫고 있다. 깊고 진지한 대인관계는 신뢰를 바탕으로 쌓아나가야 하며 그것은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아주 길고 오랜 시간을 노력해야 한다.
10년 가까이 지난 이야기인데 중학교를 다닐 때 죽고 못 살던 친구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친구들의 이름은 물론 얼굴마저 생각나지 않는다. 안타깝지 않은가? 한때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며 하루 종일 붙어 지냈던 친구를 지금은 얼굴조차 희미하게 기억하지 못한다는 게…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아주 자연스러운 결과라 생각한다. 내가 그 친구들과의 인연을 이어오고 싶었다면, 내가 더 많은 노력을, 예를 들어 꾸준히 연락하며 안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