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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번 해보았습니다, 남기자의 체헐리즘
종류
단행본 국내서
서명
제가 한번 해보았습니다, 남기자의 체헐리즘
저자명
남형도 지음
발행사항
파주 : 김영사 2020
형태사항
335 p : 천연색삽화 ; 21 cm
주기사항
기타표제: 홀로견디는 당신을 위해 / 본 도서는 저자의 동명기사인 <머니투데이>의 '남기자의 체헐리즘'을 가려 묶었음

소장정보

청구기호 : 814.7 남94제
도서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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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번호 청구기호 별치기호 소장위치 대출상태 반납예정일 서비스
등록번호
E1377094
청구기호
814.7 남94제
별치기호
소장위치
제1자료실(한림도서관4층)
대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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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대출
등록번호
E1377095
청구기호
814.7 남94제 =2
별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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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민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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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동아인 서평

남형도
이경빈
2022-12-28
그날따라 눈길을 붙잡는 게 있었다. 도서관을 청소하는 아주머니였다. 그는 지친 몸을 쉬려 어딘가에 앉아 있었다. 도서관을 청소하는 아주머니였다. 그는 지친 몸을 쉬려 어딘가에 앉아 있었다. 쓰레기통 위였다. 가장 깨끗하게 치워주는 이가 쉴 곳이 마땅치 않아 가장 더러운 곳에 앉아 있었다. 무심히 스쳐가는 학생들을 바라봤다. 그때 나는 크게 떠들고 싶었다. 시선에서 소외된 것들을. (4p) 소외된 이들도, 이 시대를 사는 우리도, 여전히 위로가 필요하다. 당신이 되고서 알게 된 것들을 하나하나 기록했다. (5p) 프롤로그에서부터 강렬히 느껴지는 <남기자의 체헐리즘>의 정체성. 그것은 바로 \’소외된 이야기\’를 몸소 \’체험\’하여 \’기록\’하는 것. \’기록\’해서 무관심했던 사람들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보이지 않는 여기에도 사람이 살고 있고, 어엿하게 숨을 쉬고 있음을 알리는 것. 나는 \’공존\’하며 살고 있는가. 책을 덮고 나면 \’함께\’, \’더불어\’, \’따뜻하게\’와 같은 단어들이 머릿속을 둥실둥실 유영한다. 몇 주 전, 엄동설한의 추위에 나는 나만을 생각하지 않았었나. 수북히 쌓인 눈길을 다니는 사람들이 부상 당하는 일이 없길 바라며 제설 작업을 하는 누군가의 노고를 잊진 않았는가. 맹추위에 제 몸 하나 제대로 녹히지 못하는 이웃을 못 본 체 하진 않았는가. 저자가 세상의 사각지대를 들여다볼 때, 독자는 제 시선의 사각지대를 긍정적으로 돌아보게 된다. 체헐리즘은 소재부터 참신하다. 남자가 \’브래지어\’를 입어보거나, 홀로 죽어간 이들의 장례를 치뤄주거나, 특수 분장을 받아 80세 노인으로 살아본다. 철저히 일상 속에서 익숙함에 당연히 여겨졌던 사람들, 외면의 대상, 아예 알지도 못했던 누군가의 삶을 조명한다. 그렇다고 이 기사들은 삶을 동정한다거나 감정에 무작정 호소하지 않는다. 적당히 객관적인 거리에서 기자의 감상을 실어서 \’삶\’ 자체를 전달한다. 그것이 바로 체헐리즘의 매력이다. 그저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구태여 동정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외면하지 않고 연대하는. 체헐리즘을 읽으며 내가 가장 자기 반성을 많이하게 됐던 에피소드가 있다.  \’폐지 165킬로그램 주워 1만 원 벌었다\’라는 기사다. 처음에 나는 그저 제목에만 집중했다. 165킬로그램을 벌어 고작 1만 원 밖에 벌지 못하는 삶에 대한 반사적인 동정. 그러나, 기자와 함께 거리를 다니며 폐지 줍는 이야기를 들려준 최 씨는 일신상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고 가족은 부양하기 위해 \’폐지 줍기\’를 생존의 수단으로 삼았다. 그렇게 8년을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이어나갔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여러 요령을 터득하고 고정적으로 폐지를 주는 상점들도 생겨났다. 폐지를 전해주는 상점은 최 씨와 남기자에게 따뜻한 믹스 커피 한 잔도 대접했다. 기사 내용이 한없이 차가울 줄 알았는데 어딘가 정겨운 사람 사는 냄새가 났다. 앞에서 손수레를 진두지휘하며 끄는 그는 선장 같았다. 덧없이 삶이 무너졌지만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고 우직하게 항해를 이어가는. 그런 마음으로 보니, 뒷모습이 커 보였다. (144p) 돌아오는 길에 든 생각들. 그가 폐지를 줍는 건, 그의 잘못이 아니라 정말 우연히 그렇게 됐다는 것. 인생이란 게 얄궂어서 누구든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 그러니 이들을 외계에 사는, 별나라 사람쯤으로 볼 게 아니라 이웃으로 보면 좋겠다는 것. 관심을 두는 것만으로 이들의 삶을 지탱하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도. (145p) \’그의 잘못이 아니라 정말 우연히 그렇게 됐다는 것\’, \’관심을 두는 것만으로도 이들의 삶을 지탱하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이 문장이 한동안 뇌리에서 지워지질 않았다. 누가 원해서 약자가 되었겠는가. 약자라고 누가 패자의 마인드로만 살아간다고 그랬는가. 기사를 정독한 후, 내가 무어라도 된 것 마냥 오늘을 열심히 살아내는 이웃을 무작정 동정했음이 부끄러워졌다. 우리는 약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때. 그들을 나와 별개의, 전혀 관련 없는 사람으로 여겨선 안 된다. 나도 언제든 약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하나의 이웃으로 다가가야 한다. 이 메시지는 체헐리즘 전반에 걸쳐 여러 에피소드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80세 노인\’이 되어보니 대중교통 하나 이용하는 것이 얼마나 큰 결심을 하고 나서야하는 것인지, 내가 제대로 분리배출하지 않은 쓰레기가 환경미화원의 노동 환경을 얼마나 열악하게 만드는지, 죽음 이후에도 고독했을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하여. 진정한 \’이웃\’으로 다가가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관하여. 이외의 모든 사각지대를 잊고 있었다면, 방관 했다면, 몰랐다면 지금부터라도 정직하게 직시하여 손을 내밀면 될 일이다. 아주 조금의 관심만으로 세상의 온도는 올라간다. 아쉽게도 세상은 아직 약자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시선을 낮추는 일이 속속히 행해지지는 못하고 있다. 세상이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는데 약자와 시선을 맞추는 배려가 만연해지기엔 더 많은 자정이 필요한가 보다. 뜨거운 감자로 화두에 오른 \’장애인 지하철 시위\’만 보더라도 \’지겹다\’, \’일반인에게 피해가지 않는 선에서 농성했으면 좋겠다\’는 소리가 먼저 나오는 지경이니 말이다. 아무리 나 하나 살기 팍팍한 세상이라지만, 언제나 약자를 우선해야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될 테다. 나 또한 언제 사회적 위치가 역전될 지 모르니. 역지사지를 늘 마음 속에 새기며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따뜻한 이웃이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 체헐리즘을 읽고 나면 강자의 시선에서 낮은 곳으로 시선을 옮기는 이들이 늘어나게 되리라 기대해 본다. \’기사\’라는 두 글자는 어딘가 딱딱해 보인다. 최신식의 보도, 어지러운 정치 공방과 알 수 없는 경제 용어만이 남발할 것 같다. 눈 한 번 깜빡이고 나면 새로운 뉴스가 올라오는 기사란이 어지러워 진물난 독자라면 \’남기자의 체헐리즘\’으로 오라. 새로운 소식이 아닌 새로운 시선으로 당신을 기사의 매력에 빠지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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