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자신의 그림자를 팔아 엄청난 부자가 되지만 그림자가 없다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에게 배척당하게 된다.
그는 호화롭고 넓은 방에서 살지만, 사람들을 피해 어둑한 방에 숨어 지내다 그림자가 없다는 것을 들켰을 때는 떠나야 했다.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다시 그림자를 되찾으려 하였으나 자신의 영혼을 팔아야 하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그의 모습을 보며 돈에 자신의 일부를 파는 행위가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는 것을 또한 당연한 것을 되찾기 위해서는 더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한다는 것을 아주 잘 보여주었다.
하지만 책의 후반으로 갈수록 하나의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이 하는 저 행동은 비판인가? 아니면 단순한 혐오인가?
마을 사람들은 주인공을 처음부터 나쁘게 보는 것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그를 좋은 사람으로 평가하였으나 그림자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모두 그를 비난하고 떠났다.
그렇다 오직 그림자의 유무로만 그를 판단했다.
독자인 나는 주인공이 돈에 그림자를 팔아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마을 사람들은 주인공이 그림자가 없는 이유를 알고 있지 않고, 아무도 묻지 않았다.
오직 그의 하인 벤델만이 질문하였고, 주인공에게 처음이었다.
그렇기에 벤델과 마을 사람의 행동이 대조되었고, 주인공이 벤델에게 더욱 의지하는 모습을 보면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마을 사람들이 한 행위는 비판이 아닌 혐오라고 생각한다.
이유를 묻지 않고 누군가에게 당연한 것이 없다는 이유로 사람을 배척하는 행동이 비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왜 없는지, 그래서 후회하는지 등 대화를 나눈 뒤에도 돈에 모든 걸 팔아버리는 남자였다면 마을 사람들의 이러한 행동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누군가를 배척하는 것은 혐오라 생각한다.
만약 선천적으로 당연한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면 이 마을에서 그 사람은 어떤 취급을 받았을까?
단언컨대 아무 잘못이 없어도 떠나야 했을 것이다.
이 책은 돈에 자신의 당연한 것을 팔은 어리석은 사람의 이야기를 잘 표현했지만
한편으로는 당연한 것이 없는 사람을 많은 사람이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잘 보여주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