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은 살아가는 동안 각자의 흔적을 남긴다. 그중 사람은 상당히 많은 영역에서 자취를 남기는데 가령 우리가 일상에서 무언가를 잡을 때마다 새겨지는 지문이나, 인터넷을 사용하며 저장되는 쿠키, 무언가를 구매하고 카드를 긁을 때의 사용기록 등의 '기록되는 것'과 필체, 걸음걸이, 습관적인 행동 등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분뇨나 머리카락, 손톱 등 신체에서 떨어져나온 것들을 분석하여 얻을 수 있는 신체적 정보 등을 감안하면 사람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되는 범위의 폭은 우리가 흔히 인식하는 영역을 훨씬 초월하여 존재할지도 모른다.
단어의 사생활은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나'를 많이 쓰는지, '우리'를 많이 쓰는지에 따라 현재 그 사람이 지니는 지위의 높낮이나 사회적 지위, 소속감, 감정 등을 유추해낼 수 있고, 주로 몇 인칭 단어를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거짓말의 여부 또한 파악해낼 수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들을 해석할수록 그 사람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단서를 찾을 수 있게 되고, 이러한 단어들을 분석함으로써 그 사람에 대한 개인적 세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수많은 매체에서 책과 같은 글들을 안 읽는 시대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수많은 글을 남기고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물론 이런 수만 가지의 글들이 모두 다 분석의 대상이 될 만큼의 값진 정보를 제공하지는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 활동을 즐겨하는 특정 대상을 분석하는 용도로써의 접근은 가치는 분명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한창 페이스북이 유행할 즘에 기삿거리로 주로 등장한 소재 중 하나가 회사의 인사담당자들이 지원자의 페이스북 등 SNS를 염탐하여 그 사람의 성향을 파악하려고 한다는 식의 내용이었는데 이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생각보다 쉽게 불특정 다수에게 드러내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책으로만 따지면 이 책은 아직 미완성이다. 책 내용이 부족하다기보다는 책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연구결과에 대한 신빙성이 보장이 되고 있지 않기에 그렇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계량적 분석으로 나온 예측이 결과와 일치할 확률은 80%도 안 되는 상황이다. 이는 수많은 사람이 같은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그 단어가 듣고 읽혀지는 개개인의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되는 특수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같은 말을 들은 사람일지라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집중하는 부분이 제각각 다르고 심지어 단어를 받아들이는 것조차 달라 수많은 오해가 만들어지는 것이 다반사인 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다. 더불어 문화적 차이, 성장환경, 성별 등 다양한 요소들이 단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이 책에 나온 사례들을 말과 글에 대입하여 너무 단순하게 어떠한 사람을 해석하려는 것은 금물일지도 모른다.